두부한모의 만찬

in #zzan5 years ago (edited)

참 어렵게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물리적인 거리도 아니고 심리적인 거리는 더더욱 아니었지만
수시로 마주치기는 해도 다 같이 모여 식사 한 끼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웠다.

각자의 삶터를 빠져나와 한 식탁에 둘러앉는데 걸리는 시간은
계절을 두어 번 건너야 했다. 그만큼 삶은 치열했고 우리를 의존하는
눈길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로 얹혀있었다.

만나면 웃음부터 나오고 조금 뜸하면 무슨 일일까 걱정하며
뭔가 색다른 음식을 만들면 조금 짬이 되는 사람이 빠진 사람에게
배달까지 하는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언제나 끈끈한 정을 이어가며
작은 일에도 웃고 살 이유를 찾아내는 사이였다.

주위에서 우리를 의부자매들이라고 놀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 말로 두부한모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고아원동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알고 있는 말이지만 굳이 짚어보자면 아버지 두 명에
엄마가 한 사람인 아이를 일컬어 두부한모라고 부른다. 일종의
은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두부한모로도 모자라서
다부한모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

그런 여인들이 꽃비내리는 길을 걷고 얼결에 여름을 보내고
바람이 정해 준 자리로 단풍이 내려앉은 뒤에도 또 한 참 지나
벼르고 별러 한 자리에 모였다. 일 년 내내 밥 한 먹 먹자는 말을
달고 살아도 약속을 잡으면 번번이 나 때문에 틀어졌다.

오리구이에 매운탕까지 실컷 먹고 요즘 새로 나온 맥주도 한 잔
기울이고 더 맛있는 수다를 위해 찻집으로 이동했다. 이미 갱년기를
지냈거나 걸친 여인들에게 불면증은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투명한 포트에서 쟈스민과 캐모마일 향기가 솔솔 빠져나와
우리의 대화에 끼어든다. 점점 귀찮아지는 남편 얘기와 얼굴은커녕
목소리 듣기도 힘들어지는 아들 딸 얘기에 이쯤에서 마음 비우고
다 내려놓기로 하면서 온기가 남은 찻잔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다른 숙제를 하나씩 받아들고 일어선다.
우리 몇 살까지 이렇게 얼굴 보며 살 수 있을까,
먼 하늘에서 매일 밤 만나는 별들은 몇 살이나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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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
언젠가...

밤 하늘에~
빛나는 별 처럼~

짠~! 💙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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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
감사한 사람들입니다^^

함께 한 잔 하실 수 있기를, 그리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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