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 - 1980).
지적 허영심이 대단했던 젊은 날에
들고 다녔던 책으로
[사랑의 단상], [텍스트의 즐거움]이
아직도 책장에 있다.
왜 저 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지
의아해 하다가 바로 그 옆의 더 누렇게
된 책을 보며 혀를 찬 덕에
오래 살아 남았다.
그랬는데 도서관에 갔더니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란
아주 매력적인 제목의 책이 있는 거다.
자서전 쯤 되는데 독특하다.
자신을 '그'라고 객관화 하다가
바로 '나'라고 표현한다.
20세기 프랑스 기호학자이며 문학비평가로
텍스트와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탐구했다.
모든 텍스트의 의미는 '작가의 의도'가 아닌
'독자의 해석'에 달려 있다고 하는
'작가의 죽음'을 강조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토대가 되었다.
(아, 맞다. 독자의 해석.
이것 때문에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없는 돈으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
책을 샀었구만.)
온라인에 있는 저자 모습
혼자 읽고 쓰며 소수의 학자 및 작가들과
교류하는 사람 특유의 고독함과
현학적인 자세,
그러면서도 탐구 주제의 끈을 놓지 않는 열정.
그런 단상 200여개를 모아 놓은 이 책은
롤랑 바르트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보인다.
미셸 푸르스트, 발자크, 졸라, 푸리에를
좋아했고 특히 앙드레 지드에 관해서는
자신의 '원조 언어, 문학적 수프'라고 표현했다.
바르트의 아버지는 1차 대전 중 전사했고
외갓집으로 와서 성장했다.
희안하게도 이모 할머니들에 대한 회고는
있어도 어머니에 대한 언급은 없다.
또한 결핵 때문에 군을 면제 받았고
책의 곳곳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암시한다.
그가 좋아했던 것 중에는 글랜 굴드, 헨델,
하바나 시가, 사르트르, 일본과 하이쿠 등이 있는데
더 재미난 것은 싫어하는 것의 목록이다.
하얀 스피츠, 바지 입은 여성, 제라늄,
딸기, 동어반복, 루빈스타인, 쇼팽 협주곡 등이다.
그래서 나는 이어폰으로 쇼팽 피협 1번을
들으며 이 글을 작성중이다.
이렇게 감미로운 게 바르트는 왜 싫었을까.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제 무엇을 쓸 수 있을까?
당신은 아직도 어떤 것을 쓸 수 있을 거 같나?
글은 자기 욕망으로 쓰는 거다.
나는 그 욕망을 끝내지 않을 거다.' (p357)
좋아하는 작가들을 분석하고
거기서 새로운 어휘를 발굴해 내고
의미를 붙이고
의미가 어떻게 확대되어 나가는지
연구하던 문학가이자 지식인이었던
그는 1980년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떴다.
롤랑 바르트 / 류재화 역 / 21세기북스 /2025(원 1975)/ 25,000 / 에세이
불의의사고,
작가의 마지막이 안타깝네요.
0.00 SBD,
1.45 STEEM,
1.45 SP
그렇게 작고 한 걸 이번에 알았어요.
[booming-kr-auto]
보팅 완료했습니다 🙌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오오 롤랑 바르트를 여기서 볼 수 있다니....
대학교때 기호학??? 인가 교양으로 들을때....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강사가 엄청나게 칭찬했던...
우아, 케인님은 이과 분이 다양한 공부를 하셨군요?
어쩐지 똑똑하시더라니….
아직 감수성이 대단한듯보입니다. 책볼 시간이 없으니.... ㅠㅠ
산과 여행을 책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ㅎㅎ
자신을 객관화해서 쓴 자서전이라... 접근방법이 재밌는데요.
쉽진 않아요.
불어를 모르니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