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23-26]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정영문)

in #zzan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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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읽은 <프롤로그에필로그>의 미로에 헤어나질 못하고 도서관에 가서 정영문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있나 검색했다.

오,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가 있다.

이미 한 권 읽었다고 종잡을 수 없는 경험, 환상, 상상의 세계가 낯설지 않다.

제목에 현혹되면 안 된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일본 영화 <7인의 사무라이>와는 거의 아무 관련이 없다.

있다면 그냥 싸운다는 거. 싸우다, 쉬다, 물에 떠내라가다 하는 환영이 계속 나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다는 정도.

이 책에서도 역시 소설에 관한 견해는 분명했다.

'너무도 많은 소설들이 뭔가를 말하려고 했고, 의도적으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은 너무 적었고, 나로서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영원히 옆으로 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p37)

그래서 작품 내내 저자의 시선은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닌다.

모르는 지역 텍사스, J.F. 케네디의 암살범인 오즈월드를 살해한 루비라는 인물이 사랑한 개, 우주로 보내졌던 최초 고양이, 농장에 방치된 우주선 잔해와 들소, 골동품 상점의 골동품보다 오래되어 보이는 노파, 헤밍웨이가 자살 전에 마신 술 등.

그렇게 흐르고 떠내려가는 것이 저자의 소설기법인 거 같다.

그런데 역시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우리가 얼마나 서사에 길들여져 있는지 알게 된다. 또한 저자가 쏟아 놓는 독백 혹은 주술같은 중얼거림에서 그의 해박함과 변방의 것들을 관찰하는 시선에 놀라게 된다.

이런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다니, 지식 및 자부심(잘난 체 하기 좋은)이 늘어난 기분이다.

정영문/워크룸/2018/12,000/중편소설

#정영문 #강물에떠내려가는7인의사무라이 #의식의흐름기법 #의식의착란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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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은 이제 힘이 듭니다.

요즘 유투브에 책 읽는 주는 분들이 많은데, 음원만 다운 받아서 운동 할 때에 듣는 것이 그런대로 솔솔함을 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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