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지독]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김환기)
청백자 항아리
내 뜰에는 한 아름되는
백자 항아리가 놓여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꽃나무를
배경으로 삼는 수도 있고
하늘을 배경으로 삼은 때도 있다.
몸이 둥근 데다 굽이 아가리보다 좁기 때문에
놓여 있는 것 같지가 않고
공중에 둥실 떠 있는 것 같다.
희고 맑은 살에 구름이 떠가도
그늘이 지고
시시각각 태양의 농도에 따라
청백자 항아리는
미묘한 변화를 창조한다.
칠야삼경(漆夜三更)에도 뜰에 나서면
허연 항아리가 엄연하여
마음이 든든하고
더욱이 달밤일 때면
항아리가 흡수하는 월광(月光)으로 인해
온통 내 뜰에
달이 꽉 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항아리는 더욱 싱싱해지고
이슬에 젖은 청백자 살결에는
그대로 무지개가 서린다.
어찌하면 사람이
이러한 백자 항아리를 만들었을꼬............
한 아름되는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촉감이 동한다.
싸늘한 사기(砂器)로되
다사로운 김이 오른다.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P120)
- 5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이번 추석엔 비가 내려서
보름달을 못 볼 수도 있겠어요
그래도 추석 보름달 같은 동그란 행복 한가지는
느껴보는 명절 연휴 되세요 !!
제 5 회 스팀잇 포스팅 큐레이션 이벤트 참여자 글 - 2025-10-05
https://www.steemit.com/@talkit/-5----------2025-10-05
@talkit님이 당신을 멘션하였습니다.
멘션을 받고 싶거나 받지 않으시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빠른 시일내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명절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