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날

in #zzan4 days ago (edited)

이국장의 와서 어머니 잠자리를 봐드리는데 깨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밤새 빗소리에 뒤척이다 잠결에 들어선 거 같은데 깨었다.
같이 운동 가자 하는데 난 더 잘래 오늘 운전하고 멀리 가야 하니 더 자야지 했는데 아니다.
이국장 나가는 문소리 듣고 나니 아니 내가 한가하게 잠만 잘게 아니잖아 할 일이 많은데 하는 생각에 잠이 다 도망갔다.
그렇다 모처럼 집을 나서 하룻밤 자고 오려면 준비도 해야 하고 처리할 일이 많다.
그것도 오전에 출발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이 그 유명한 아닌가, 어쨌든 내 인생에 중요한 시기를 보낸 군시절 동기를 부부동반하여 만나는 날이다.
우리 모임은 전반기 하반기 만나는데 이번에는 오늘이 만나는 날이다.
오늘 모임은 특별한 계획이 없으니 중간쯤에서 만나자 하여 대전 근처를 물색하다 보니 공주가 낙점이 된 거 같다.

우리가 열심히 만나 온 덕분인지 지금도 21사단은 건재하다.
같은 지역 후방에 있던 2사단 대부분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21사단에 편입되었다.
반분하여 주둔하던 양구군이 온전히 21사단 지역이 된 거 같다.
여하튼 우리나라 군부대 중에서 최고의 오지였으며 기피대상 1순위였던 곳이 양구지역이었고 그 양구읍에 2사단이 주둔했고 북쪽 철책선은 21사단 관할구역이었다.

오죽하면 그때는 이런 말이 있었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 해서 못 살겠네, 그래도 양구, 보단 나으리 란 말이 있었다.
오지 중에 오지인 인제 원통으로 배속받아 가는 군인들이 양구 보다는 나으리라 며 위로를 했다는 말인데, 그 양구에서도 더 들어가야 하는 21사단은 정말 당시로서는 배속을 가장 꺼리는 군부대였다.

그래 그랬는지 자대 동기들끼리 정말 잘 뭉쳤고 잘 지냈다.
그런 연유로 전역을 하고도 모임은 이어지고 있고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아니 몇 년 전부터는 한 친구 빼고는 다 나온다로 정정한다.
안 나오는 친구는 제버릇 개 못준다고 그 시절이니 지금이나 똑같다.
정말 사람 안 변한다.
자기 이익 따지기 선수인지라 쉬운 말로 찾아 먹을 거 다 찾아 먹고 받아먹을 거 다 받아먹고 회비 밀려 놓고는 엉뚱한 이유를 들어 못 나오겠다고 한다.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래고 하여 봐야 자기가 잘난 줄만 아니 이제는 다들 지쳐서 그래 네 맘대로 해라 아무 때고 나오면 말리지는 않을 테니 하고는 마음 접었다.

여하튼 설렌다.
군시절 동기를 만나는 게 보통 설레는 게 아니다.
소꿉친구 같으면서도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더군다나 부부동반으로 만나는데 이게 웃긴 게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재미있어하고 더 반가워들 한다.
뭔 이야기야 할지 모르지만 한마디 덧붙이면 확실히,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에 대하여, 기존 개념에서 좀 다른 측면에서의 입증이라고 할까, 정말 이젠 남자들은 그냥 그렇게 반가운데 여자들은 죽고 못 산다고 할 정도로 아주 깨가 쏟아진다.

나는 10시쯤 출발해 가락동 가서 그곳에 사는 친구 부부를 태우고 갈 예정이다.
자동차 연료는 어제 오후에 가득 채웠고 출발하고 나면 모든 거 다 잊고 즐겁게 놀다 오면 된다.
그러나 마음이 편지는 않다.
이국장도 같이 가야 하는데 어머니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
어머니 역시 잘 다녀와라 하시기는 하시겠지만 저녁때부터 아비 언제 오니 찾으실게 분명하니 마음이 거시기하다.

여하튼 갈 것이니 준비를 해야 하고, 그 준비 중에 중요한 하나가 포스팅이기도 하다.
이제 운동 나간 이 국장이 들어오면 아침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드리고 출발하면 된다.

공주 계룡산 산자락 어느 펜션 같은데 길 찾기로 검색을 해보니 거리는 약 이백킬로미터에 시간은 3시간 17분 나온다.
공주라 하기에 세 시간이면 충분히 가지 했는데 조금 더 잡고 가야 할거 같다.
가락동 들려 친구 부부 태우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가다 보면 공주 금방 나온다.
예전에는 2시간만 넘으면 장거리라 생각했는데 외국 여행을 다니다 보니 10시간 미만은 장거리도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런가 이젠 국내는 어딜 가든 단거리란 생각에 마음 편하게 운전하고 다니게 된 게 여행으로 얻은 소득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10/18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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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cjsdns, this post really resonated with me! I loved the glimpses into your day, from waking up with the sound of rain to the anticipation of meeting up with your old army buddies. The way you described the camaraderie and enduring bond formed in such a tough environment like the 21st division is truly heartwarming. It's fascinating how those shared experiences create connections that last a lifetime.

Your reflections on travel changing your perception of distance were insightful. And I can definitely relate to the bittersweet feeling of leaving loved ones behind, even for a joyful occasion. It's clear you value these connections deeply.

The blend of personal reflection and storytelling really shines through. Thank you for sharing these moments with us! I'm sure many others can relate to the importance of friendships and the pull of family. I hope you had a wonderful time in G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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