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이 나는 꽃

in #zzan8 hou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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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피어난 노란 그리움을 만났다.

담장 너머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하늘거리던 노란 꽃잎. 어릴 적 우리 집 뒷마당을 가득 채웠던 그 꽃을 보고 있으면 유독 한 사람, 어머니의 정겨운 실루엣이 가슴 한구석에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키다리 노란 꽃 혹은 '삼잎국화'라 불리던 아이였다.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면서도 지친 기색 없이 꼿꼿하게 서 있던 꽃.
그 시절 삼잎국화는 우리 집 뒷마당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파수꾼이자, 매일의 밥상을 풍성하게 채워주던 자연의 넉넉한 선물이었다.

어머니는 봄부터 초여름까지 이 키다리 꽃의 자라나는 어린순을 톡톡 따 모으셨다.
억세지 않은 부드러운 잎들을 골라내던 어머니의 손길은 언제나 분주하면서도 다정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어 고소한 참기름과 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한 입 넣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 뒤로, 씹을수록 은은하고 쌉싸름한 국화 향이 입안 가득 번졌다.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밥상 위에 올라온 푸릇한 나물 한 접시는 가족들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마법 같은 반찬이었다.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밥상 위에서 키다리 나물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가족의 건강을 돌보던 따스한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세월은 부지런히 흘러 나도 어느덧 어른이 되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계절이 가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도, 문득 누군가의 집 담장 안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 키다리 꽃과 마주칠 때가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서성이게 된다.

샛노란 꽃잎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시선은 이내 아득한 유년의 기억으로 향한다. 삼잎국화의 푸른 잎으로 쌈을 싸 먹고 나물을 무쳐내며 입안 가득 행복을 베풀어주던 어머니의 손길. 이제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그 시절의 향수와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울컥 가슴을 채워온다.

가만히 다가온 여름바람에 노란 꽃잎이 흔들린다. 마치 여전히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시는 어머니의 다정한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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