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가 만드는 피할수 없는 잠재의식

in #zzan7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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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였던 '하늘아래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을 하고 나왔다. 그곳에서의 반가웠던 추억은 나중에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오늘 만날 사람을 찾아 버스로 이동하는 중이다.

오늘의 행선지를 살펴보니, 어제 서귀포에 갔을 때 함께 방문했어야 하는 곳이었다. 결국 어제 탔던 201번 버스를 오늘 또 타게 되었다. 오늘도 서귀포까지 가서 환승을 해야 한다. 어지간하면 걸어가거나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지만 거리가 상당하다. 어제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다행히 주소를 보내주셔서 일단 찾아가 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곳 분들이 워낙 농사일로 바쁘시다 보니, 만나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같은 서귀포시라 해도 동쪽 동네에서 서쪽 동네로 이동하는 데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벌써 차멀미가 시작된다. 버스만 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묘하게도 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괜찮은데,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면 꼭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어제 서귀포에서 제주 토박이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참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외지인인 내가 보기에는 제주도가 그저 좁고 거기서 거기인 곳 같았다. 섬 안에서 의식 구조나 문화적인 차별, 분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제주시와 서귀포시 사람들은 상당 부분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서귀포시 외곽 시골 사람들에게 제주시란, 뭍의 지방 사람들이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믿기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란다. 이 작은 제주 안에서 그런 격차가 있다는 게 참 이해하기 어려웠다.

문득 막대자석이 떠올랐다. 막대자석을 아무리 작게 잘라 놓아도 다시 양극(N극과 S극)이 생겨나는 것처럼, 인간 사회도 똑같구나 싶었다. 울타리가 크면 크게 활동하고, 울타리가 작으면 생각마저 그 안으로 갇히게 되는 법인가 보다.

자꾸 눈이 감긴다. 마침 종점까지 가는 버스이니, 눈을 잠깐 붙여야겠다.

2026/06/12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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