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우리말 보늬

in #zzanyesterday

생소한 우리말 보늬/cjsdns

어제저녁 일이다.
잠자리에서 뭘 들으며 잘까 생각하며 들을 만한걸 고르고 있었다.
낯이 선 말이나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다.

노정완 작가의 보늬,였다.
보늬가 뭐지 싶어 사전을 바로 찾아봤다.

"보늬: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에 있는 얇고 떫은맛이 나는 속껍질"

사전을 찾아보고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이걸 몰랐다고...

멀리 있는 단어도 아니고 우리가 먹는 밤이나 도토리 땅콩 같은 것에 속 껍질이 보늬라는데 그걸 몰랐다.

이제부터는 보늬라는 우리말을 잊어먹지 말고 잘 사용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소설, 보늬에서 은조의 남편은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등장하며 이 성욕은 또 다른 욕망 인 물욕을 이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은조의 남편은 서른두 평 아파트에 입주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악취가 가득한 단칸방으로 이사를 한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 기존에 살고 있던 집 전세를 빼고 약간의 대출을 보태서 개인택시를 장만한 후에 남은 돈으로 부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변두리 단칸방으로 이사를 간 것이다.

성공의 상징과도 같은 소원하던 서른두 평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지의 5년 동안 단칸방에서 은조에게 주어진 일은 밤의 보늬를 벗기는 일과 더불어 남편의 무지막지한 성욕을 받아내는 것이다.

남편은 은조가 아무리 거절해도 자신의 성욕을 채워야만 하는 인물로 묘사되며 이는 은조의 아들인 성수의 성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그릇된 생각을 갖게 하고 이는 이웃에 사는 여학생 윤지를 성추행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일이 이지경이 되어도 반성은커녕 은조의 남편은 아들을 걱정을 하기는커녕 그만한 일로 뭘 그러냐며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은조는 의사에게 남편을 가리키며 “저 짐승이 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자기를 강간했다며 임신중절 수술을 요구한다.

작품은 굶주린 까마귀 떼로 인해 그랬는지 아니면 어떤 영문인지 배가 터져 죽은 두꺼비들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그 두꺼비들은 조사해 보니 간이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이 작품 내내 음습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삶의 어둠을 조명하기로 일관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남편은 까마귀에, 은조는 결국 배가 터진 두꺼비에 대응되는 모양새인데 독자에 입장에서 보면 좀 너무 어둡게만 그려진 것이 불만스럽기는 하다.
제목은 이쁜 말 보늬, 인데 내용은 결말은 애쁘지 않다.

내가 남자라 그런지 모르나 이 소설서 최대 피해자는 욕망의 화신으로 등장하고 표현된 남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하튼 보늬라는 말을 알게 된 것은 이 소설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2024/09/1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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