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0] 통제되지 않은 색
언젠가 오래된 친구가 갑작스러운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층간 소음이 심해져 이웃들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자신을 비난을 했다는 것이다. 그 비난은 시도 때도없이 그를 덮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그 비난이 자기에게만 들리는 환청인 걸 알게되었다. 병원에 찾아갔더니 '조현병'이라고 했다고 한다. 약물과 아내의 도움으로 굉장히 좋아진 상태에서 그는 괜찮아진 이제야 밝힌다며 멋쩍게 말했다. 장애인 야학에 몸담고 있는 누구보다 의젓하고 진중한 그가 남들과 다른 점은 오래 공부를 한 것, 나는 그가 조현병을 앓고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조현병 환청 실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실제 조현병 환자들이 듣는다는 환청을 재구성한 파일을 피실험자에게 들려주는 것이 었다. 불쾌한 비난부터 극단적인 지시까지 환청을 들으며 명함 속 번호로 주어진 메세지를 보내게 하거나, 상대방과 신상정보를 나누고 확인하는 실험이었는데 70% 이상이 틀렸다. 제어되지 않은 뇌가 쏟아내는 부정적인 말은 인간을 황폐화시키기 마땅했다. 나는 평범한 내 친구의 조밍아웃으로 나 역시 100% 자유롭지 않을 수 있음을 처음 인식했다.
신체적 고통은 덜 비난받는다. 아픈 부위가 명확하니까. 반면 정신적 고통은 알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니다.
조색기 中
큰 종이에 옅은 펜으로 두서없이 그린 듯한 이 책을 후루룩 읽었지만 두고두고 곱씹어 읽고 싶어졌다. 수수께끼를 푸는 것 처럼 두서없다 느껴지는 것들 사이에 두서있음을 그 여백의 행간을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굳이 찾지않고 느끼는 대로 읽어도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