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메모리 레인
청춘의 한때를 함께 보낸 소그룹 구성원들과의 일화를 쓴 책이다. 시작부터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느낌이 강해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분류가 소설로 되어있어 이게 실화인지 허구인지, 아니면 그 중간인지 헷갈렸다.
글의 화자는 우연히 알게 된 다양한 층위와 개성을 가진 인물을 통해 여러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그들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즐겁게 지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그룹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며 자연스럽게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오랜만에 소그룹 사람들과 함께했던 지역을 찾게 된 화자는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되고, 그 시절의 즐거움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이라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아쉬운 책이었다. 다른 작가의 글이었다면 오히려 가볍게 넘길 수 있었겠지만, 지금껏 그의 글에서 느껴온 무게와 문장의 힘이 전혀 없었고, 글에서 묘사되는 경험도 흥미롭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이 실화이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적어도 좋아하는 작가인 파트릭 모디아노를 이해하는 데에는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테니까.
나는 어떤 신비로운 힘으로 '소그룹'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
그녀와 나, 우리는 스무 살을 함께 맞았다. 우리가 다시 만나다면 그로부아에서 보냈던 시간과 아시앙다에서의 아름다웠던 날들을 떠올릴 유일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것을 원할까? 때로 우리는 인생의 첫 시기를 지배했던 사람들의 소그룹을 잊으려 애쓴다.
파리, 1979년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