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리 [다랑쉬 오름]

in #trip2 years ago


일년 365일 숫자만큼 많은 제주의 오름들 중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오른 오름은 바로 다랑쉬 오름 이다. 특히 남편의 최애 오름 이기도 하다. 10년전 올레길을 휴가 날짜만큼 토막토막 걸을 때부터 제주에 올때마다 갔으니까.
다랑쉬 오름은 한라산 동쪽에 있는 오름 중 도드라지게 솟아있어 동부를 대표하는 오름이다. 선문대 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줌씩 집어 놓으며 간 것이 오뚝오뚝 수 많은 오름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곳 다랑쉬 오름에 흙 한줌을 집어놓고 보니 너무 도드라져 보여 주먹으로 탁 친 것이 옴폭 패인 굼부리를 가진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천국에 오르는 계단이라 여기고 심호흡 한번하고 발을 내딛는다. 새로 정비를 한듯 계단의 단차가 높지 않아서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그럼에도 이 코너만 돌면 끝날거라는 생각을 한 10번쯤은 해야 숨을 돌릴수 있다.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정상에 오르면 그야말로 가슴이 뻥 뚫린다. 바다 쪽으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이고 다랑쉬 오름 주변으로 선지 오름, 용눈이 오름, 동검은이 오름, 안돌 오름, 높은 오름 등 고만고만한 오름들이 한가득 눈에 들어온다. 동서남북 조금씩 변하는 조망을 즐기며 분화구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은 필수다.



다랑쉬 오름 옆으로 주차 공간 건너 이름도 이쁜 아끈다랑쉬 오름이 있다. '아끈'이란 '~에 버금가는, ~에 견줄만한' 이라는 뜻을 가진 제주어라 한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높이는 한참 낮아 다랑쉬 오름에 비하면 수월하게 오를수 있고, 분화구도 작아 한바퀴 도는 것도 후딱이다. 그럼에도 이 늦가을 아끈다랑쉬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억새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늘이 푸른날엔 흔들리는 억새와 하늘만 눈부시게 담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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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밑으로 비치는 햇살 아래에
끊임없이 펼쳐져있는 오름들이 장관입니다
흑백이라 더 운치 있고 멋진 듯 해요~!!

요즘 남편이 흑백사진에 다시 매력을 느껴서 가끔 흑백사진을 올립니다. ^^

와우~~ 눈 호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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