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암리 [노꼬메 오름]
해발 833m는 오름이라고 해야 할까? 산이라고 해야 할까? 보통은 산이라고 할만한 높이지만, 다행히 유수암리 중산간에 위치한 큰노꼬메는 오름이다.
물론 오름이 개개의 분화구를 갖는 소화산체를 의미하는 제주 방언으로 자그마한 산을 뜻하는 것이니 그게 그건가? 암튼 오랫만에 다시 큰노꼬메 오름을 오른다.
오름 입구엔 제법 넓은 주차 공간이 있다. 듬직하게 서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름쪽으로 향한다.
초입은 가벼운 숲길을 걷는 기분이다. 그러나 곧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오르막은 순간 오른쪽 시야에 한라산이 펼쳐지며 완만하게 정상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서면 제주시에서 고산리에 이르기까지 한라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제주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좀 더 날씨가 쾌청했다면 파란 바다와 그 위의 섬들도 잘 알아볼수 있었을텐데, 좋으면서도 또 아쉬움도 남는다.
올라온 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올수도 있지만, 이번엔 족은노꼬메 오름까지 돌아보기로 했다. 정상 가까이 이정표가 가리키는 계단길을 내려가서 숲길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 30분쯤 후면 족은노꼬메 정상에 다다른다. 뻥 뚫린 전망은 큰노꼬메 오름에서 본 것으로 만족 해야할까? 족은노꼬메 정상은 이렇다할 전망을 보여주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은 올랐던 방향으로 한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방향의 길은 가파른 내리막에 볼거리가 전혀 없단다.
족은노꼬메를 내려오면 이제 잣성을 따라 난 둘레길을 따라 숲길을 걸어 큰노꼬메로 들어선 초입에 다다르게 된다. 잣성은 세종 12년(1430년)부터 목장에 돌담을 쌓은 것을 제주도민들이 부르던 말이다. 제주의 잣성은 등고선 상으로 150-250m 일대는 하잣성, 350-400m 일대는 중잣성, 450-600m 일대는 상잣성 이라 부른다. 그리고 목장과 목장의 경계의 잣은 선잣(간잣)이라 한다.
오름만 땀나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보다 시간은 제법 더 걸리지만 삼나무, 팽나무 등 숲이 주는 맑은 공기와 시원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오는 것도 꽤나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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