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e's 번역 이야기] #3. "누가 그래?"는 뭐라고 번역하지?

in #translation7 years ago (edited)

번역.jpg


안녕하세요, 책 읽고 글 쓰는 Bree입니다.
저는 @tata1 님의 붓툰 시리즈를 영어로 번역하고 있는데요. 번역하는 도중에 나오는 재미있는 표현들, 조심해야 할 표현들을 알려드리고, 또 어떻게 번역할까 고민하는 과정이나 뒷얘기들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Hello, this is Bree. I'm translating @tata1's Bootoon series. I think my postings can be helpful to those who study English and want to translate Korean into English. So I'd like to share translation tips, do's and don'ts, etc.

In this episode I translated 누가 그래? to Who told you? rather than Says who?. Both sentences have 'who', and 'say' and 'tell' seem to have the same meaning. Then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Who told you? and Says who? I explained the difference for Koreans who study English.


오늘 번역한 @tata1 님의 붓툰을 먼저 보고 가실까요? 두 따님이 어렸을 때의 일화를 삽화와 함께 재미나고 따뜻하게 보여주신답니다. :)
(Shift 키를 누르고 클릭하시면 새 창으로 뜹니다.)

[붓툰BOOTOON 육아일기]-착한 거짓말


누가 그래?

지난 시간에는 제가 "그래"는 어떻게 번역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었죠?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 글에서 읽어보세요.

[Bree's 번역 이야기] #2. "그래"는 뭐라고 번역하지?

그런데, 이번에 그때 미처 다루지 못했던 또 하나의 "그래"가 나왔습니다. 어쩐지 "그래"의 용도가 더 있을 것 같더라니...

이번에 나온 말은 "누가 그래?"였는데요. 이 말도 용법에 따라 두 가지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더 다양한 번역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일단 두 가지만 보여드릴게요.)

1. 누구한테 들었는지 궁금할 때 Who told you?

일단 대화를 보실까요? (feat. @hansikhouse)

A: 한식 하우스님 결혼하신다며?
B: 진짜? 누가 그래?
A: 브리 님이 그러던데. 넌 몰랐어?

상대방에게 "누가 그래? 누구한테 들었어? 누가 그렇게 말했어?"라는 뜻으로 물을 때는 Who told you?라고 합니다. 단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누가 - who
너한테 - you
말했니 - told

'말하다'는 tell이지만 여기에서는 과거형으로 '말했어'라고 했으니 told를 써줬습니다. 여기에서처럼 의문사가 주어 역할을 같이 하고 있는 경우 의문문 문장으로 만드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의문사(주어) - 동사 - 목적어

그러니 Who told you?가 되는 거지요. 위 대화를 영어로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A: I heard @hansikhouse is getting married.
B: Really? Who told you?
A: I heard it from Bree. You didn't know that?

@hansikhouse 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 제멋대로 소환해서 죄송합니다. ^^;;

2.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할 때 Says who?

A: @girina79 님이 KR 커뮤니티에서 제일가는 미녀라던데?
B: 누가 그래? 여기에 예쁘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상대방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누가 그래?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라고 말한다면 이럴 때는 Says who?라고 합니다. say는 '말하다'이고 who는 '누구'니까, 있는 그대로 번역하자면 "누가 그래?"가 되지요. 위 대화를 영어로 옮겨보면 이렇게 됩니다.

A: I heard @girina79 is the most beautiful woman in KR community.
B: Says who? There are many beautiful women in KR community other than her!

@girina79 님이 사실은 남자분이라는 거 다들 아시죠? ^^;; 가끔 밋업하신 분들이 글에서 '기린아 언니'라고들 부르시길래 재미삼아 적어봤습니다. @girina79 님, 언짢지는 않으셨죠? ^^;;


자, 그럼 다시 타타님의 붓툰으로 돌아와야겠네요. 여기에서의 "누가 그래?"는 어떤 뜻으로 쓰인 걸까요? 붓툰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카니: 크리스마스 때 선물-산타할아버지가 준거 아니죠?
엄마: 엇...그건...누가 그래?
카니: 유치원 샘한테 들었어요.

여기에서의 "누가 그래?"는 "1. 누구한테 들었는지 궁금할 때"의 의미라고 저는 해석했습니다. 일단 말을 머뭇거린 데다가, 그게 아니라고 반박을 하지도 않았고, 또 바로 뒤에 카니가 유치원 선생님께 들었다고 얘기를 해주거든요. 그래서 저는 Who told you?로 번역했습니다.

누가 그래?

Who told you?


넌 장유유서도 모르냐?

물 한잔을 서로 먼저 먹겠다고 카니와 마니가 다투고 있군요.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은지 카니가 비장의 무기인 "나이"를 꺼냅니다. "넌 장유유서도 모르냐?" 쿠쿵~!! 장유유서. 이 말은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언제나 그렇듯 먼저 말 뜻을 풀어봅니다.

장유유서란 "어른과 어린이 혹은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할 차례와 질서가 있음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혹자는 이 "장유유서"를 Age before beauty라고 번역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전 이 표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미모 보다 나이가 우선"이라니, 나이 든 사람과 미모를 대척점에 둔 것부터가 못 마땅하거든요. (절대로 제가 나이가 있어서가 아닙... ㅠ.ㅠ)

장유유서의 의미를 쉬운 말로 풀어보면, 그리고 어린 카니가 의미했던 바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 말은 "나이 든 사람을 공경해야 한다, 존중해야 한다. 언니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되는 거지요.

어떤 단어가 쓰이는지 볼까요?

넌 모르니? - Don't you know
네가 - you
어르신, 나이 든 사람 - elder(s)
존중해야 한다 - should respect

Don't you know는 단어는 아니지만 많이 쓰이는 뭉텅이 구절이라서 하나로 넣었습니다. 또한 어린 카니가 '장유유서'라는 말을 쓰는 아이러니한 유머를 살리고 싶어서 '언니(older sister)를 존중해야지' 라는 말 대신에 '어르신(elder)을 존중해야지.'라고 표현했고요. (이 문장에서는 한 명을 뜻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어르신들'을 말하는 거라 복수로 썼습니다.)

'존중하다'라는 말은 respect고요, '~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should를 씁니다. 그럼 문장으로 만드는 순서는요.

넌 모르니 - (주어 - 동사 - 목적어)

이렇게 만들면 "넌 (괄호 속 이야기를) 모르니?"라는 말이 된답니다. 그래서 완성된 문장은 Don't you know you should respect elders?였답니다. 장유유서와 뜻이 통한 것 같나요?

넌 장유유서도 모르냐?

Don't you know you should respect elders?



본문에 쓰인 @tata1 님의 그림은 저자의 허락을 맡고 사용했습니다. ^^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번역했던 @tata1님의 글 링크를 남깁니다. 그림이 있고, 글이 짧아서 영어로 읽기에도 좋아요. 한글판이 있으니 함께 보시면 영어 공부에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shift 키를 누른 채 누르시면 새창으로 뜹니다.)

Please check out @tata1's Bootoon series in English below before you go. Press shift key and click, then a new window will pop open.

Korean version: [붓툰BOOTOON 육아일기]-착한 거짓말
English version: [BootToon] Daddy & Daughters Diary - White Lie

앞으로도 재미있는 번역 이야기 들고 오겠습니다. 지금까지 Bree였습니다! :)


덧붙이는 말씀: 번역가는 저마다 자신의 철학과 기준에 맞춰 고심 끝에 번역을 합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제가 번역한 것이 틀리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오역이 아니라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번역'인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건전한 토론과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지난 글들 링크입니다.
@bree1042를 팔로우하시면 더 많은 번역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1. "덜 큰 마녀"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2. "그래"는 뭐라고 번역하지?


follow_bree1042.gif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기린아님이 그렇게 예뻣던가요? ㅋㅋㅋ 이상하네!
누가 그래? ... 잘 배우고 갑니다~ 좋은하루 되시길^^

ㅎㅎㅎ 많은 분들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사실 한국적 정서는 영어로 옮기기 힘든 것 같아요!
올리버 쌤이 드라마 왕건을 패러디하면서 궁예의 말을 더빙했는데
'His head is filled with negative energy'라고 하더라고요..
마구니가 negative energy인가..? Evil spirits 에 가깝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브리님이라면 어떻게 번역할 지 궁금해서 한 번 적어봤습니다!

제가 그 드라마를 안 봤어요. 안대를 한 사진이나 "관심법" 얘기는 들어봤는데, 마구니 얘기는 처음 듣네요.

번역은 우리말을 잘 아는 것에서 시작하니까 일단 사전을 찾아봤는데요. "마구니"라는 단어의 정의가 명확하진 않네요..

드라마나 단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말씀드리기가 죄송하긴 한데요. 그냥 영어단어의 느낌을 알려드리자면 , evil은 자기자신보다 남을 대하는 자세를 말하는 것 같고요. negative는 남과 자신 모두를 대하는 느낌이에요. 즉, evil spirit인 사람은 원체가 사악해서 남을 해코지할 것 같고, negative energy가 있는 사람은 자기자신도 파괴하고 남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거든요. 조 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음 Negative energy가 그러면 맞을 수도 있겠군요! 마구니가 드라마에서는 신하가 기침을 해서 궁예의 관심법을 방해하는데 궁예가 ' 이 딱한 것아. 거기에서 기침을 하면 어떡해! 네 머리에 마구니가 꼈구나.' 라는 말을 하는 걸 생각해보고 뒤에 그 신하가 궁예의 명령에 의해 죽는 걸 생각해보면 자신과 남 모두 방해를 하거나 해를 끼치는 것 같아요.

미모보다 나이가 우선. 장유유서가 이런 식으로도 번역되는 군요. 저 순간 엄청 당황했어요. ㅎㅎ 그쵸. 미모보다는 나이가 우선이죠. :)

저도 불이님이 번역하신 장유유서가 더 좋은 거 같아요. 상대에 대해 존중이 담긴 거 같아서요. 이전 것은 좀 가벼운 느낌이 있어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셔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아! ^0^

ㅎㅎㅎ 맞아요. 사실 우리도 한두 살 차이 나는 사람들끼리 "연장자 우대"니, "노인 공경"이니 하며 장난치기도 하잖아요. 영어에서도 몇살 차이 안 나는 친구한테 "네가 먼저 해. Beauty보다는 age지."하고 장난치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친한 사이에서만요. 듣는 사람 기분은 별로겠죠?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ㅠㅠ 저도 “Age before beauty”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아요 ㅎㅎ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요~ 행복한 내일 되세요~ 브리님~

맞아요. 나이 들어도 예쁠 수 있다고요! ㅎㅎㅎ
해피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번역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고민의 과정? 이 느껴졌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어렵긴 한데, 재미도 있어요. ^^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역시 브리님 영어 설명은 이해도 쉽고 예시가 좋아서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네요.ㅎㅎ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그런가요? 다행입니다! 고민하며 쓴 보람이 있네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역시 번역은 자구만 옮긴다고 되는게 아닌 어려운 작업이군요

네. 어렵긴 한데, 그만큼 재미도 있어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좀 예쁩니다ㅋㅋㅋㅋㅋㅋ이 글을 읽는 뉴비분들은 제가 여자라고 생각할수도...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설마요. ㅎㅎㅎㅎ

It is fascinating to me to consider how idiomatic phrases translate into other languages. English and my 2nd. language German are related, so sometimes the idioms are understandable.

But something like "He's out of his gourd." translates into "He came out of the pumpkin." That sounds like a child's fairy tale :-)

So I used google and it gave this Korean translation (I have no idea what it conveys in Korean ;-) :

그는 조롱박에서 나왔다.

Idioms are hard to translate. The Korean you typed literally translated the phrase "out of his gourd", so it says "He came out of a gourd" instead of "He's out of his mind". :)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3815.31
ETH 3124.40
USDT 1.00
SBD 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