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팀) 육지로 떠나는 친구에게 제주의 맛을 선물하다.

in #ta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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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많은 사람들이 로망하는 섬나라이다.
국내 여행에서 단연코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고,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한달살이라도 해보고 싶어하는 곳이고, 또 많은 예술가들이 생활과 예술을 병행할 수 있는 감각적인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이런 제주도이지만,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육지로 나가 보는 것을 꿈꾸고, 제주로 이주해 와서 살던 사람들도 많은 수가 다시 육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내가 제주도 와서 알게 된 친구 중에도 이주해 와서 살고 있는 친구가 몇 있다.
그중 한 친구가 갑자기 제주를 떠나 육지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 친구는 일년 전쯤부터 제주 생활이 답답하다며 육지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친구가 남편의 직장 발령으로 삼사일의 말미도 없이 제주를 떠나게 된 것이다.

제주를 떠나길 염원하는 또다른 친구와 나는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넷을 폭풍 검색했다.
이 친구가 제주를 맛있게 기억할 수 있는 제주스런 집에서 밥 한번 먹여 보내자는 생각에서였다.
우리는 제주향토음식을 배우다 친해진 친구들이니까...

맛집 선정에 걸림돌이 하나 생겼다.
갑자기 다니던 알바도 정리해야 하고, 교회 사람들과도 인사해야 하고, 이삿짐도 하루만에 싸야 하는 친구가 너무 바빠서 아침 일찍 만나야 했던 것이다.
조식이 가능한 제주 전통 맛집.... 이러니 좀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우리가 찾아낸 곳.

동도원이라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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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로는 가격도 비싸고, 상차림도 거하지만...
제주도를 기억할 수 있는 음식을 골고루 구비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집이다.
그래도 이집이 유명한 맛집인지, 이른 시간인데도 왠만한 테이블이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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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이 세팅되는 순간 약간 당황했다.
이건 제주식이 아니었다.
전라도 한정식 스타일의 상차림이었다.
우리끼리 "우이씨, 잘못 왔나봐."하고 있는데, 서빙하는 직원이 눈치챘는지, "사장님이 전주분이셔서 기본적으로 전라도식이에요."라고 설명해준다.
그래도 고등어조림, 옥돔구이, 해물뚝배기 등 메인은 제주스러우니까... 전라도분이시면 음식 솜씨는 좋으시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솔직히 제주 전통식은 배지근한 맛을 잘 모르는 우리같은 이주민에게는 엄청 맛있는 건 아니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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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조림은 비주얼만큼이나 맛도 좋았다.
특히 무를 푹 익혀서 조림의 간이 잘 들어있는 맛있는 조림이었다.
고등어야 겨울 제주도니 당연히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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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옥돔이 한마리 구워져 나왔다.
누구나 좋아하는 담백하고 쫄낏하고 간이 적당히 잘 된 그런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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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뚝배기에는 각종 해물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어서 국물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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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 서빙하시는 분은 귀가 엄청 맑다.
우리끼리 "나물이 너무 좋으니 참기름에 쓱쓱 비벼먹으면 좋겠다."하는 말을 언제 듣고 이렇게 비빔밥 그릇도 가져다 주셨다.

맛있는 밥상으로 제주생활을 정리하고 육지로 떠나는 친구에게 우리가 언제까지나 제주를 따뜻한 곳으로 기억하게 해주자는 우리의 의도는 맞아떨어졌을까?
이 밥상으로 남아있는 이주민들이 오히려 더 육지맛을 그리워하게 된 건 아닐까?
뭐가 됐든 이집 음식은 참 맛있었다.^^

우리는 아침 밥상머리부터 제주 생활에 대한 그간의 회포를 풀어놓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커피숍으로 빵집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빵먹고 그러느라 점심 때를 같이 맞이했다.
또 먹지 뭐~ㅋㅋ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기로 했다.


맛집정보

동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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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동 삼무로1길 5


(테이스팀) 육지로 떠나는 친구에게 제주의 맛을 선물하다.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테이스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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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돔 맛있겠어요~~
친구분 기억에 남는 한끼였겠어요~~^^

많은 분들이 제주도 옥돔을 참 좋아하세요.
옥돔이 꽤 비싼데도 관광 상품으로 언제나 인기가 있는 걸 보면, 맛도 좋아들 하시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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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hite님~ 멋진 포스팅 꼬마워요~ <3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 콘테스트에서 돋보이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계시네요! 감사를 전하며 보팅을 두고 가요. 이번 콘테스트 우승을 바라며, 행운을 빌어요!

감사합니다.

친구분에게 따뜻한 한끼가 된거 같네요~
서빙하시는 분이 센스가 넘치신거같습니다 ^^

우리 모두 아주 좋았답니다.
그 친구가 제주의 맛을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밑반찬이며 구이며 조림이며 친구와 함께 맛있는 식사이셨을것 같습니다.
친구분도 기억에 남는 마지막 만찬이었을거 같아요 ㅎ

저렇게 구색맞춰 나와주니 더 다행이더라구요.
지금쯤은 육지 집에 도착해 짐 푸느라 정신없겠네요.ㅋ

아무리 좋은곳도 태어나면서 살다보면 다른곳을 동경하게 마련이죠^^
전라도 사장님과 제도도식의 콜라보인가요?
음식들이 맛있어 보여요~ 저도 먹고싶네요! ㅎㅎ

왜 사람은 만족을 모를까요?
그게 사람이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긴 했겠지만요.ㅋ
제주도에 가장 많이 이주해 와서 사시는 분이 전라도 분이라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다행..ㅋ
전라도 음식은 너무 맛있고, 제주도 음식은 자연그대로라 신선하고 하니까요.ㅋ

정이 많으시네요.
옆집으로 이사 가고 싶습니다 ㅎㅎ

제주도로 이주해와 살다 보니 이주민끼리 끈끈한 정이 또 생기더라구요.
사실 저희 옆집에 제주도 토박이분이 사시는데, 우리 크게 이해하지 못하시는 아저씨가 사셔서....ㅋ
처음 제주에 이주해와서 여행만 다닌다고 야단 맞았다는...ㅋ
우리 옆집으로 이사오세요.^^

글에 적으신 것처럼 한정식집 느낌이 나네요~

그것도 딱 전라도 한정식집이요.ㅋ

제가 여지껏 본 메뉴판중 가장 간결하면서 임팩트 있네요 ㅎㅎ

단품이라, 저렇게 어마어마한 상차림인데도 자리에 앉자마자 세팅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런 상차림에 사람도 많이 오는데, 회전율이 좋더라구요.
우리야 수다떠느라 한참을 앉아 있었지만요.ㅋㅋ

떠나시는 친구분
제주의 마지막 아침 식사와
하이트님의 따뜻한 마음을
두고두고 간직하며 음미할 것입니다.

제주도로 이주해온 사람끼리 친해진 거라 서로 좀 각별했습니다.ㅋ

추운날 뜨끈하게 먹고 싶네염....

그나저나 고등어 조림 비주얼..실화각인가염? ㅠㅠ 하아.....현기증나여 ㅠ

플레이팅이 군침돌게 하죠?ㅋ
제대로된 조림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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