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3년간의 롤링 페이퍼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ab7b13

마법사의 카메라는 잘 있는지 모르겠다. 소개해 주신 'Skating in Central Park' (Bill Evans and Jim Hall Duo)를 가져다가 몇 날 며칠을 끓여 먹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몸 안에 가득 쌓인 눈물을 모두 흘려내고 떠오를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그녀의 연주를 찾아 듣고는 어찌나 가슴이 녹아내리든지. 어둠을 녹여 연주해 내는 음이니 보채지 않고 기다릴 뿐이다. 이곳에서 다시 그대를 만날 수 있기를.



@admljy19

물가에 내어놓은 아이를 보는 심정이랄까? 그대의 이야기를 자주 하지만 애정이 없었던 적은 없다. 다만, '이번 생은 좌충우돌하리라.' 굳은 결심을 꺾을 수가 없어 그냥 바라볼 뿐이다. 마법사의 총수 수소문에 경악하며 손을 번쩍 들어 올리던 그가 지금의 그와 같은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생에는 마법사가 섬길 장수로 다시 만나길. 론세스바예스의 혈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땀으로 절어있던 교토 클럽에서의 그의 등짝이 가끔 생각난다.



@flightsimulator

안타까울 뿐이다. 그에게는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한편 다행스러운 마음이 공존한다. 그의 진정성 어린 마음이 아니었다면 [스팀시티]는 시작도 못 했으리라. 그러나 그 사고를 마법사는 외면할 수 없었다. 전쟁의 전사로 나서기 전에 그에게는 치유의 시간이 먼저 필요했던 것 같다.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전전했다는 그에게 [스팀시티]가 안식처가 되어줄 순 없었지만, 그간에도 지켜온 그의 진심은 이것을 태동시킨 큰 원동력이었다. 그의 예언처럼 온 세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그도 우리도 모두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기를. 어느 곳에서도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 우리의 첫 대화에서처럼 스달로 산 소고기로 함께 파티를 열 수 있게 되기를.



@hanyeol

동네 친구로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성인이 아니 어릴 적에도 이렇게 대화가 되는 친구를 만난 적은 없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대가 잠시 잠깐이었다는 것. 그러나 크로스하며 잠시 나눈 이야기들만으로도 신이 났었고 마음이 불끈 타올랐다. 다음 생에는 리플릿을 보급할 수 있을까? 다른 생에는 그것이 인류를 육체에 머물게 해줄까? 북잼의 창립멤버였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본다. 아스타리아는 반드시 살아남아 [스팀시티]와 도킹하게 되길.



@levoyant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시리우스로 가려던 마법사에게 몽세귀르 성의 늙은 개는 시리우스에서 누가 올 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마주쳤지만, 처음부터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같은 언어와 같은 개념을 이토록 정확하게 구사하는 동지同知를 만난 적은 처음이다. 시즌 2를 기다리며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그녀가 필요하다. 마크툽! 기록되었으니.



@peterchung

마법사가 형인 줄 알았다는 피터는 고마운 존재다. [스팀시티]가 혼란으로 빠져드는 시점에 그의 교통정리가 아니었다면 이후의 역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그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한 가지만 꼽으라면 그의 타이틀에 '하버드 卒'을 박아넣고 '야매' 문구를 빼버리고 싶다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리라. 마법사가 아닌 2살 어린 동생으로서의 투덜거림이긴 하다. '배낭영성'이 피터를 어디로 데리고 갈까? 이미 붙들렸으니 지켜볼 일이다. 다만, 언제나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는 꼭 하고 싶다.



@roundyround

교토에서, '춘자는 Members Only'라는 팻말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만 해도 그것이 '호불호'의 다른 말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다행이다. 그녀의 '불호'가 아니어서 말이다. 춘자와 관해서는 조바심이 나지만 그녀의 시간을, 호불호를 존중해주어야 하므로 기다릴 수밖에. 포텐은 반드시 터져 나올 테지만 그것을 만인이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누리자면 그녀의 '호'가 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따뜻하니 비비적거려 볼 일이다. 세례요한처럼 그대의 길을 예비할 수 있어 영광이다. 마법사에게 약속한 '행복'을 보장하시길. 단언컨대 그대와 같은 이는 세상에 둘도 없다.



@sanscrist

좀 놀랐다. 아마도 이 공간에서 마법사를 제대로 알아본 첫 사람이었을 것이다. 본인이 마법사니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그러니 좀 더 좌충우돌하시길. 마법사의 라떼는 말이야. 다 조지고 다녔다. 덕분에 욕도 엄청 들었다. 그게 성장에 긴요하다. 소수점은 소멸점이 아니지 않은가? 3.1415926535... 끝도 없이 떠들어 댈 때다. 노련한 척은 25세기에 충분히 하지 않았는가? 청춘을 즐기시길. 아, 그리고 [스팀방송국]의 총수가 되어 볼 생각은 없는가? 떠들기에는 아주 제격인데.



@urobotics

로봇의 꿈은 포기하셨는지? 잠깐이지만 상호작용의 문턱까지 갔던 기억은 잊지 않고 있다. [스팀시티]는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들에게 지혜와 영성에 관한 알고리즘을 제공할 운명임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오거든 한 번 들리시라.



@zenzen25

<미니 스트릿> 뒤풀이에 음식이 모자랐다. 그녀와 장을 보러 갔는데 마구 담는 마법사를 보며 당황해하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의 돈으로 치러지는 행사였으니. 장바구니 결제는 마법사가 했다. 이제 좀 익숙해지셨을라나. 선택 뒤에 따라오는 인생의 선물들에 말이다. 그러나 선물이라고 말하기에 그녀는 언제나 성실, 최선 그 자체다. 심지어 집요하기까지 하다. 이런 인물이 우울 빨고 있게 두어선 안 된다. 세계를 위해 인류를 위해, 그녀의 글과 선택이 방방곡곡 울려 퍼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기록되어 있다니. 그녀의 팔자를 마법사는 믿는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장에서 만나자.



@zzing

두리번두리번 뻘쭘해 하며 휘리릭~ 휘리릭~ 거리는 마법사를 이곳에 끌어다 앉힌 장본인. 시니컬하지만 애정이 배여 있는 그녀의 손에 자석처럼 걸려들었다. 덕분에 이제 그만 하려던 짓을 또 하게 되었지만, 그래서 원망하고 싶다가도 태어나 처음 받아 본 가슴 뭉클한 응원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제자리로 돌아온다. 마법사는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하와이 가족여행은 꼭 보내드리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약속은 기다릴 뿐, 그러나 그것 역시 기록되었으니 지키게 될 거다. 아이들은 잘 크고 있는지. 마법사의 다음 생을 위하여 그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바쁘다. 휘리릭~



@teaxen

시작이었을 뿐이다. <미니 스트릿>에서 처음으로 작품을 팔았지만, 사람들의 손에 그의 세계가 주어지려면 또 그만큼 다가가야 한다. 바이크를 타고 밋업에 불쑥 나타났던 것처럼 초대하지 않아도 불쑥불쑥 나타나 주기를. 자신의 세계를 지켜내 온 노력만큼 사람들에게 다가선다면 우리는 팔려나가는 그의 작품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될 텐데.



@jsquare

교류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위즈덤 레이스> 채굴 중에 발견한 그의 시간은 [스팀시티]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일상을 반복해 가는 것. 오히려 뭔가 시끄러웠던 [스팀시티]의 그것보다 안정적이고 단단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존경스러운 일이다. 일정한 속도와 일정한 회전반경을 유지하는 태도 말이다. 지나 온 시간 만큼 시간이 다시 흘러도 여전히 그곳에서 함께 걷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걷는 동지. 함께 갑시다!



@fgomul

일부러 생까는 듯 보여 서운하겠지만, 마법사의 탓이 아니란 건 본인이 더 잘 알리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잔치에 참여하지 않은 것, 못한 것은, 팔자든 운명이든 선택이든 함께 서로 감당해야 할 결과이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느 우주의 마법사 멀린은 여전히 암스테르담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이르기까지 잔치는 영원히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인류에게 그 잔치를 맛보게 해줄 텐가? 기복이 멈추고 전진만이 남았을 때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원망은 마법사의 몫이니 뒤돌아서시길 그리고 나아가시길, 쿠바가 멀지 않다.




마법사가 스팀잇을 시작한 지 만 3년이 되었다. 그간 많은 인연들과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마법사의 생에 여러 일들과 관계들이 있었지만, 이곳에서의 그것은 이전의 그것과는 다르다. '마법사'라는 신분을 처음부터 내어 놓고 관계를 시작한 곳이 이곳이며, 뒤를 생각하지 않고 전심으로 관계를 드러낸 곳이 이곳이다. 언제나 진심이었지만, 이곳에서의 진심은 그것을 알아주고 받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놀라웠다. 다른 곳에 갈 수가 없는 이유이다.



농구의 신이라는 마이클 조던도 우승하는 데 7년이 걸렸다. 이제 겨우 3년이다. [스팀시티]와 춘자가 일으켜낼 혁명의 결과는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할지 상상도 가질 않는다. 모두가 끝난 게 아니냐고 회의적인 이곳에서 3년을 버텨낸 것은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건져낸 인연들과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 또한. 어떠한 결과에도 소중한 것은 이곳에서의 '우리'이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었던 '우리의 기억'은 그것으로 모든 것이다.



바라옵기는 이곳에, 이 공간에서 '마법사의 부고'가 알려지기를, 그 글에 딱 이곳에 쏟아낸 마음만큼의 조의 댓글이 달리기를 마법사는 소망한다. 그럴 자격을 갖추려고, 마땅한 보상으로서 그 마음을 받으려고 마법사는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겠다. 여전히 머물겠다. 그러니 그대의 마음을 쏟아도 좋다. 상처받을지언정, 사라지지 않는 곳이 이곳 아닌가? 사람은 없어도 기록은 남는 곳이 이곳 아닌가? 미래인들과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그것 아닌가?



그간 반응해 주어서, 상호작용해 주어서 감사하다. 이곳에 기록하지 못한 [스팀시티]의 <위즈덤 러너>들과 마법사의 글을 읽어주고 보팅, 댓글, 리스팀 해 준 모든 스티미언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바친다. 이것 역시 블록체인/암호화폐/스팀잇 사용법임을 모두가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3년 뒤의 롤링 페이퍼에는 끝도 없는 상호작용의 기록을 남기게 되길, 더더더 부대끼자!



휘리릭~







[코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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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어디선가 헤매고 있으면 어디선가 크게 불러주실 것 같군요. 대둔산 골짜기 어디선가 헤매고 있을 때 누군가의 소리처럼.. ㅎ

휘리릭~ 나타날 겁니다.

롤링페이퍼를 읽으며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지고 있었는데 제게도 메시지가 있어 무척 놀랐어요. 부디 마법사님의 부고까지 스팀잇이 버텨주기를 :D

오늘 누가 그러는데 좋은 글엔 좋다고 말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마법사님 글을 즐겁고 충격적으로 재밌게 읽고 있답니다.

스팀잇을 이고 지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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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법사였습니까??

그녀가 에이전트 세븐이라면

와. 이 글에 멘션이 이제서야 알림이 왔어요. 하와이 여행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부디 법사님 몸건강히 장수하셔요. 좋아하시는 글 마구마구 쓰시면서 ㅎ 그동안 말없이 보팅만 하고가셔서 감사인사를 못드렸네요.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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