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식대로가 아니면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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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잘 몰랐어. 유명한 만큼이나 관심이 없었지. 학창 시절 나름 농구를 즐겨하곤 했는데 90년대의 아이콘 마이클 잭슨과 마이클 조던, 두 형님의 이야기에는 왜 관심이 없었을까? 교실 한구석에서는 에어 조던을 신고 슛 연습을 하는 친구들, 빌리진을 흥얼거리며 문워크를 추던 친구들이 언제나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이제 누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물으면 <더 라스트 댄스>, 이것을 보고는 이제 조던처럼, 그때의 시카고 불스처럼 살고 싶다고 대답할 거야. 나는 언제나 그걸 꿈꿨으니까. 혼자서 얻는 승리가 아닌 우리 모두의 승리. 종료 직전에 터져 나온 역전골 그리고 환희와 감격의 눈물이 뒤범벅이 된 얼싸안음. 난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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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혼자 하는 일에 집중했어. 잘한다는 소리가 좋았거든. 잘하려면 혼자 해야 해. 언제 설명하고 언제 가르치고 있니?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하면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거든. 그걸 일찍 깨우친 것 같아. 결과는 언제나 퍼펙트! 그리고 퍼펙트하려면 혼자 하면 돼. 그러면 쉽다.



그런데 그러다 뒤돌아보니 산꼭대기에 혼자 서 있었더라. 다들 박수 쳐주고 멋지다 해주지만 그러고 돌아서면 모두들 '우리'인데, 나는 '혼자'였어.



'아.. 이건 아니지 않아? 혼자 살다 갈래? 겨우 박수나 받자고?'



그래서 함께할 이들을 찾아다녔지. 내 껄 하자고 하면 하지 않을 테니, 너 껄 하자고 했어. 그리고 내 것보다 더 최선을 다했어. 혼자 하면 어렵지만 누가 자신의 일처럼 도우면 어렵지 않거든. 혼자 할 때보다 결과는 더 확실하지. 그런데 정작 그들은 자신의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 아니 자신의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어. 자신의 것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믿지 않았어. 바보들! 멍청이들! 힘이 2배로 들었어.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



"넌 왜 그런 애들이랑 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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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못 한 천재



"마이클 조던은 뛰어난 선수지만 팀원들을 이끌고 챔피언십 결승에 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어요. 팀원들을 성장시키지 못한대요. 당시의 마이클은 뛰어난 선수로서는 유명했지만 매직이나 래리처럼 타이틀을 따고 있지 못했잖아요."



"미칠 지경이었어요. 정말이에요. 그래서 팀원들에게 에너지를 쏟기 시작했고 팀원들을 밀어붙였어요." _ 조던



"마이클은 팀원들을 강요해서 비시즌 훈련에 매진하게 했어요. '우린 이번 여름을 바쳐서 이 문제를 해결할 거야. 2인자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챔피언이 되어야지.' "



"마이클은 우릴 몰아붙였어요.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죠."



"소리 지르는 악마 같았어요. 실수하는 선수한테 고함을 치면서 자존심 건드리는 말을 했죠. 거의 완벽을 추구했어요. 리더가 혼신을 다해서 훈련하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난 여기 있을 자격이 없구나.' "



"마이클은 저를 훈련장에 붙어 있게 했고 부족했던 제 자신감을 키우려고 자기 시간을 많이 할애했어요."



"그런 마이클과 매일 함께하니 모두 잠재력이 폭발했어요. 스코티와 호러스도 진화하고 저도 진화했죠. 기분이 끝내줬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어요."



"결승선에 다다라서 우승했다는 걸 깨달으면 내가 꼭 쥐고 있던 감정들이 풀려나게 돼요. 너무 행복해." _ 첫 우승 후 조던



"가끔 우린 마이클이 인간인지 묻곤 했어요. 감정이 있나 싶었죠. 마이클은 오직 한 가지에만 몰두했던 사람이거든요. 우리가 마이클에게서 본 감정이라곤 분노와 불만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승 후) 감정을 쏟아내는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죠."



"7년을 노력했어요. 7년을요." _ 첫 우승 후 조던



"불스가 승리하고 라커룸 사이에서 만났는데 마이클이 저를 안고 울기 시작했어요. 역경을 딛고 이겨서 너무 기뻤던 거죠. 우리 둘에게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_ 매직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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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의 첫 우승 당시 상대 팀 주장 매직 존슨의 말이야. 게임이 끝나고 조던은 그를 안고 울었어. 그리고 매직 존슨 역시 그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지. 질 거면 조던한테 지는 게 낫다고. 아.. 이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면.



모두가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있었어. 문제는 우승이었지. 팀 경기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우승하고도 남았을 그였지만 농구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잖아? 팀, 팀이어야 해. 팀의 우승이어야 해. 그러려면 모두가 조던, 자신의 수준으로까지 실력이 끌어올려 져야 해. 그는 가혹했어.



나를 감당해야 해



"경기가 잘 풀리거나 경기에서 이기면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런데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다들 마이클 앞에서 긴장했죠. 우리한테 이런 말을 했어요. '새끼들이 오늘 아무것도 안 했어.' '내일 각오하고 훈련 와라.' "



"마이클의 이론은 자기가 주는 압박을 못 이기면 플레이오프의 압박도 못 이길 거란 거였죠. 그래서 훈련 때 험한 말을 일삼았어요. 팀원들을 공격하고 시험에 처하게 했죠."



"네 기억나요. 마이클은 이기고 싶어 했죠. 시카고에선 거저 얻는 게 없어요. 쉬운 게 하나 없고 그냥 주어지는 게 없어요. 내가 얻어내야만 해요. 훈련할 때 말이죠."



"스콧 버렐은 재능있는 선수였어요. 스콧 버렐은 코네티컷 대학교 출신으로 걸출한 농구 선수죠. 하지만 헌신과 의지, 진지함이 부족했었죠. 그래서 저는 그 친구를 계속해서 압박했어요. 압박하고 또 압박했죠. 몇 번은 싸우려고 시비도 걸었어요. 좋은 의미로요. 그 친구를 자극하려고요. '이제 더는 못 참겠다.' 이런 자극을 원했죠. 그런데 실패했어요. 너무 착하더라고요. 하지만 언젠가 그 친구가 필요해질 걸 알았어요. 제 자극을 기억하면서 경기에서 잘 싸워주기를 바랐죠." _ 조던



"쓰레기네, 그딴 식으로 뛰어?" _ 연습 중 버렐을 자극하는 조던



"마이클만큼 높은 기준을 가진 농구 선수는 없을 거예요. 그 도전에 부응해야죠. 아프지만 사랑의 매에요. 코트 위에서 자기 할 일은 해야죠." _ 스콧 버렐



"제가 원하는 건 어떻게든 이기는 거였어요. 그 엄격한 마음가짐에 동참할 게 아니라면 제 옆에 있을 필요가 없죠. 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동료들을 괴롭힐 생각이었거든요.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훈련이 지옥 같겠죠." _ 조던



"다들 마이클을 두려워했어요. 팀 동료인데도 그랬다고요. 두려움 그 자체였어요. MJ가 일으키는 두려움은 숨 막힐 정도였어요."



"이건 확실히 하죠. 마이클은 재수 없는 개자식이었어요. 선을 넘은 적이 수두룩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그때를 떠올리며 왜 그렇게 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최고의 팀원이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더 잘하라고 밀어붙인 거예요. 이기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효과가 있었어요."



"우린 그런 게 필요했어요. 악역 겸 터프가이를 맡을 사람이 필요했죠."



"자기 수준에 도달하게 하려고 매일같이 팀원들을 압박했는데 그게 자기라서 가능했다는 건 몰랐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엔 밀어붙여서 그 수준까지 오게 했죠."



천재들이 보통 하지 못하는 생각을 그도 하지 못했어. 모두가 자기 같은 줄 아는 것 말아야. 그래서 천재 선수가 좋은 리더가 되지 못한다고 하잖아. 그런데 그는 그걸 해냈어. 조던의 위대함은 팀원 모두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끌어올려 코트에 쏟아내게 했다는 거야. 그것. 그것이 아니었다면 그도 역시 수많은 천재들처럼 혼자만의 영광 속에 잊혀져 갔겠지. 그러나 그는 그걸 해냈어. 그리고 미련 없이 코트를 떠났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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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결과



마이클 없는 첫 시즌에 불스는 어땠나요?



"잘했어요. 소리치는 사람도 없었고 슛도 많이 쏠 수 있었죠."
_ 시카고 불스의 2인자 스코티 피펜



"마이클은 팀원들을 두들겨 패듯이 훈련했는데 그에 비해 스코티는 훨씬 부드러웠어요. 시합이 잘 안 풀리면 위로해 주는 쪽이었죠. 어깨동무를 하고 말했어요. '힘내, 잘할 수 있어.' "



스코티는 불스의 엄마 같은 존재였어. 조던이 엄한 아버지처럼 팀원들을 다그쳤다면 스코티는 다독이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팀원들의 마음을 살폈지. 마이클이 떠난 코트에서 이제 불스의 가장은 스코티가 되어야 했어. 지독한 개새끼가 떠났으니 모두들 편안했겠지. 경기도 그랬을까?



"감독이 그러는 게 저에 대한 모욕 같았어요.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나였는데 왜 나보고 인바운드 패스나 던지라는 건지 궁금했죠." _ 스코티 피펜



"그 시즌에 스코티는 마이클 역할을 맡았어요. MVP에 걸맞은 성적을 보였죠. 그래서 자기가 슛을 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감독은 슛을 다른 선수에게 맡겼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코티는 삐져버려서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해버린 거야. 코트에 나서지 않겠다니. 선수가. 게다가 주장이. 이 중요한 순간에.



"경기가 끝나고 뭔가 잘못된 것처럼 다들 화가 나 있었죠. 어쩔 줄을 몰랐어요. 스코티는 사랑받는 동료이자 사랑받는 친구였거든요. 그런데 우릴 저버렸고 그걸 믿을 수가 없었어요. 충격적이었죠."



"빌 카트라이트가 일어나서 이런 말을 했어요. '핍, 우릴 저버리다니 믿을 수가 없다.' 그러고는 울었죠."



"빌이 울면서 말했어요. '스코티, 네가 우릴 버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



"스코티도 속상해서 울면서 결국 깨달았죠. '내가 실수했구나.', '내가 시합보다 중요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우리에게 사과했어요."



"그다음 날 마이클이 연락했어요. 스코티가 이번 일을 만회하기 힘들 것 같다더군요." _ 필 잭슨 감독



"그 기억은 얘기하다가도 불쑥 나타나서 스코티를 괴롭힐 거예요. 핍답지 않은 행동이었죠." _ 조던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순간 중 하나예요. 하지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아요." _ 스코티 피펜



그랬을 거야. 다시 돌아간다 해도. 모두에게 자신의 자리가 있는 거거든. 그리고 각자의 자리를 감당할 하나하나를 만난다는 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어. 스코티는 조던이 아니니까.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 팀은 경기에서 이겼으나 우승은 하지 못했어. 조던이 다시 돌아왔다. 나의 자리는 여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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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의 시간



"참호에 있는 게 어떤 기분인지 이해하길 바랐어요. 이해 못 하면 전쟁이 시작됐을 때 반응을 못 할 테니까요. 제가 복귀했을 때 불스는 똥통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우승 후보로 발전해야만 했죠. 그러니 특정 기준을 갖고 훈련해야 하고요. 대충 살살 뛰거나 장난치면서 키득거리는 게 아니라 준비된 자세로 와야 하는 거예요." _ 조던



"스티브도 꼭지가 돌아서 제 가슴을 쳤고 저도 꼭지가 돌아서 스티브의 눈을 때렸어요. 그리고 필이 저를 쫓아냈죠."_ 조던



"제가 라커룸에 가니까 마이클이 그러더군요. '저도 알아요. 잠깐 이성을 잃었어요.' " _ 필 잭슨 감독



"샤워하면서 생각했죠. '코트에서 제일 작은 친구를 때리다니' 너무 쪽팔렸어요. 그래서 차에 탔다가.. 버토 센터에 다시 들어가서 스티브 번호를 달라고 했어요. 스티브에게 전화해서 사과했죠. '이봐, 너한테 화나서 그런 게 아냐. 기분이 안 좋네.' " _ 조던



"얘기로 풀었어요. 일이 이상하게 흐르긴 했지만 그래도 제 입장을 위해서 마이클과 맞선 건 잘한 거였어요. 마이클은 모두를 시험했는데 저는 가만있지 않았거든요. 그 일 이후로 저와 마이클의 관계가 몰라보게 발전했어요. 신뢰도 쌓았고 전반적으로 친해졌죠. '좋아, 방해되는 건 해결했으니까 이제 전쟁에 돌입하자.' " _ 스티브 커



"그는 제 존중을 얻어냈어요. 훈련이라는 과정 속에서 수동적인 말로 남으려 하지 않았거든요." _ 조던



"마이클이 저한테 중얼거렸어요. '스티브 준비해.' 전 소리를 질렀어요. '준비할게!'" _ 스티브 커



"두 명이 저를 막으면 스티브 앞이 빌 걸 알았어요." _ 조던



"마이클 조던의 시간입니다. 슛하지 않고 커에게 넘깁니다. 스티브 커가 5초 남기고 득점합니다. 시카고 불스 우승!" _ NBA 중계석



"오늘 스티브 커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_ 조던



조던의 시간이었어. 말도 안 되는 방해 작전이 펼쳐질 게 뻔하지만 마이클 조던이잖아. 슛 한 번이면 우승이야. 해설자조차 그의 시간이라고 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는 동료에게 슛을 양보했어. 지난번 스코티가 하지 못한 그것을 그는 기꺼이 동료에게 돌려주었던 거야. 이 순간, 우승은 조던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 '팀'의 것이 되었어. 조던이 천재에서 신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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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그걸 할 수가 없어. 저 혼자 잘난 천재들은 기회를 나누어 주지 않거든. 그러나 신의 경지에 이르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우리가 그렇게 지어진 존재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천재는 미완성이야. 완성된 존재는 '우리'이지. 혼자가 아닌 팀이야. 조던은 그것을 맛보았어. 그의 동료들은 모두 이제 조던의 들러리가 아닌 '우리'가 된 거야. 그를 견뎌내었기에, 그와의 상호작용을 두려워할지언정 도망치지 않았기에, 모두가 함께 우승의 감격을 '우리의 것'으로 할 수 있게 된 거야.



"필이 마이클에게 마지막 슛을 쏘라고 했어요. 그때 마이클이 그랬죠. '전 이런 상황이 부담되는데 이번엔 좀 다르게 가보는 게 어떨까요? 스티브에게 맡기죠.' 전 속으로 생각했어요. '내가 또 마이클을 구해야겠네.' (관중들 웃음) 몰라요. 전 이렇게 기억할래요." _ 우승 축하연에서 스티브 커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기쁠까? 혼자 얻어낸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우리가 얻어낸 결과는 날아갈 것 같지. 자아는 끝없이 확장하길 원하고 자신을 넘어서 너에게로, 동료에게로, 이웃에게로, 지구 전체로, 우주 너머로 뻗어가려고 해. 그리고 '나'는 이제 '우리'가 되어 '신'의 경지에 들어서게 되지. 그걸 '자아의 신화'라고 부르는 거야. 넌 그게 뭔지 아니? 넌 그게 궁금하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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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을 이겨내려면



"제 최고 장점이 리바운드와 수비라는 걸 알았어요. 그 기술을 완벽히 연마하려고 연습하기 시작했죠. 밤늦게 친구들을 부르기도 했어요. 새벽 3, 4시쯤 코트로 불러서 슛을 해보라고 했죠. '여기서 쏴봐, 저기서 쏴봐' 그러고는 그 슈팅에 반응하는 연습을 했어요. 공이 움직이는 각도와 궤도를 염두에 두고 연습했어요. 래리 슛이면 무조건 스핀이고 매직이면 스핀이 안 걸릴 수도 있죠. 마이클이 여기서 쏘며 난 거기 딱 붙어 있어야 하고, 공이 림에 맞으면, 맞고 이쪽으로 날아가고 여기, 저기. 여기 맞으면 이쪽으로 튀고 여기 맞으면 저쪽으로 튀고, 여기 맞으면 저기로 튀고. 어디에 서 있어야 공을 받을 수 있을지 연구한 거예요. 선수들이 달고 사는 발진처럼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죠." _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



"데니스 로드먼은 파괴자였어요. 모든 전술을 파괴했어요. 모든 선수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있었죠."



"척 데일리 감독(로드먼의 이전 팀 감독)과 사이가 아주 좋았어요. 데니스를 이해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거든요. 한번은 데니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있는데 척이 절 불러서 그러더라고요. '그냥 내버려 둬 야생마한테 고삐 물리는 거 아니야.' "



"사람들은 이해 못 해요. 선수로서 감당해야 하는 건 농구가 다가 아니에요. 온갖 압박을 견뎌야 하죠. 경기는 공짜로도 뛸 수 있는데 코트 밖에서 겪는 짓들 때문에 돈을 받는 거예요. 대중의 압박, 언론의 압박. 농구는 간단해요. 간단한 운동이에요. 그런데 코트 위를 벗어나면 힘들어요, 힘들어져요." _ 데니스 로드먼



"마이클과 스코티는 제 본모습을 인정해 줬어요. '행실은 저래도 농구를 많이 아끼는 친구다.' 전 열심히 놀고 열심히 일했어요. 챔피언십 우승이 목표였기 때문에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_ 데니스 로드먼



유유상종인가 봐. 사람들은 그가 악동, 망나니인줄만 알지, 그가 얼마나 자신의 포지션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애쓰는지 알지 못해. 천재가 거저 되는 건 아니거든. '공이 림에 맞으면, 맞고 이쪽으로 날아가고, 여기, 저기. 여기 맞으면 이쪽으로 튀고 여기 맞으면 저쪽으로 튀고, 여기 맞으면 저기로 튀고.' 글을 이렇게 쓰면 돌이 날아오고 저렇게 쓰면 사람들이 울고 감동하고, 이렇게 고치면 이런 글이, 저렇게 쓰면 저런 글이.. 그거 누구나 하는 거잖아? 그렇지? 너도 하고 있지. 그런 노력 너도 하고 있잖아. 아니라고?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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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조던만 보였는데 결국 불스의 이야기였어. 한 사람도 버릴 이야기가 없더라. 그리고 그 개성들을 하나로 묶어낸 필 잭슨 감독은 정말 마법사더라. (그 이야긴 직접 보고 확인하길) 나는 언제나 꿈꿨어. 불스 같은 성취 말이야. 모두의 성취, 모두의 우승, 우리의 성장, 우리의 감격. 그걸 해보고 싶었어. 그래서 아직 21세기를 못 떠나고 있어. 그러려면 목표가 있어야겠지. 챔피언십 우승이 목표였던 그들처럼 우리도 목표가 있어야 할 거야. 그래서 [스팀시티]를 들어 보였어. 누군가는 그건 내 삶의 목표와 같다고 말해주었지. '아! 뭐야, 혼자가 아니잖아.' 그렇게 '우리'가 되었어. 춘자가 시작되었지. 우리는 조던처럼 서로에게 가혹해. 어찌나 꽉 막히고 타협이 없는지. 하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고 있지. 아니 그건 거짓말이야. 누군가는 황당한 척하며 도망치기도 했어. 또 누군가는 글과 행동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찌그러졌지. 갈 사람은 가야지. 하지만 걷는 사람은 걸어야 해. 내 방식대로, 우리의 방식대로.



내 방식대로가 아니면



"농구장 밖에선 친근하고 이해심 많고 친절한 사람이었지만 팀원으로서의 기대치는 높았어요."



"착했냐고요? 착할 수가 없죠. 마이클의 마음가짐이라면 착하게 행동할 수가 없어요. 농구를 진정 사랑하지 않는다면 마이클과 함께 있는 건 괴로운 일이에요. 어려운 사람이죠."



오랫동안 팀원들에게 요구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깎였다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모르겠네요. 승리엔 대가가 있어요. 리더십도 대가가 있죠. 끌려가고 싶지 않아도 제가 끌고 갔어요. 도전받고 싶지 않아도 제가 도전했고요. 전 자격이 있다고 봐요. 저를 따른 팀원들은 제가 겪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니까요. 팀에 들어 온 이상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게 뛰어야만 했어요. 그 이하는 용납하지 않았죠. 그렇게 하기 위해 몰아붙일 필요가 있었다면 그렇게 한 거예요. 팀원들에게 물어보면 알 거예요. '마이클 조던은 자기가 안 하는 걸 동료들에게 시키진 않았다.' 이걸 보고 사람들은 그럴 거예요. '착한 사람은 무슨, 폭군이면 몰라도' 당신 눈엔 그렇겠죠. 이겨본 적이 없으니까. 전 이기고 싶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이기고 싶었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이런 사람인 거예요. 이게 제 방식이고 제 마음가짐이에요. 이 방식대로 못 하겠다면 하지 말아야죠. (눈물을 글썽이며) 쉴게요." _ 조던



늘 당당하고 담담하던 그가 목이 메어 인터뷰를 중단했어. 미안. 조던 말대로야. 내 방식대로가 아니면 그리고 승리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번 생은 여기까지야. 너는 너의 자리에 있고 우리는 나는 계속 걸을 테니. 내 방식대로가 아니면 무슨 의미겠어. 나는 인정에 목마른 외로운 늑대가 아니야.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걸어갈 뿐이야. 같이 가고 싶거든 너의 목적지도 같아야 해. 그리고 나를, 우리를, 서로를 견뎌내야 해. 극복해야 한다고. 실력으로든 결과로든 매력으로든 뭐든지 말이야.



"쓰레기네. 그딴 식으로 쓸 거야?"



독재냐구? 지멋대로냐고? 불만이야? 그러지 말고 한 대 쳐! 다 받아 줄 테니까. 떠나든지 아니면 나랑 팀이 되든지. 더러워서 피하는 중이라면 미안. 갈 길마저 가길 바래. 하지만 우린 오늘도 부딪히고 있어. 팀이 되어야 하니까. 서로의 멱살을 잡고 눈물이 쏙 빠지도록 결합하고 있지. 그래야 나의 방식을 넘어선 우리의 방식을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러니 겁쟁이들은 짜지길 바래. 얼씬거리지 말고. 구걸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만약 [스팀시티]를 시작하기 전에 이걸 봤더라면 나는 몇 날 며칠을 앓아누웠을 거야. 부러워서. 너무 그리워서. 그런데 나는 그러지 않았어. 우리도 그러고 있거든. 조던처럼 불스처럼 말이야. 니가 천재냐고? 아냐 난 마법사야. 그리고 난 [스팀시티]의 <위즈덤 러너>고 [팀 춘자]의 일원이야. 넌 누구니? 넌 소속이 어디야? 넌 목표가 뭔데? 누구랑 같이하고 있어? 너의 '우리'는 누구냐고? 뭐야.. 대답 못 하는 거야? 어쩌니 불쌍해서.



좀만 기다려 봐. 우리도 우승할 거야. 우리도 매일 걷고 달리고 있거든. 그래서 마법사는 더이상 조던이 부럽지 않아. 그의 영화는 과거로 지나갔지만, 마법사는 이 영화를 30세기까지 누릴 예정이니까. 우리의 라스트 댄스는 아직 멀었어. 이제 시작했다구!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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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욕해라, 날 미워해라,
날 비판해보아라.
그럴수록 난 더욱 강해질 것이다.

_ 마이클 조던





[위즈덤 레이스+Movie100] 004. 더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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