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신뢰를 팔아야지

in #stimcity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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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는 유튜버가 인도에 갔다. 인도 여행 가는 사람들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하다, 인도도 안 가본 놈이 말이 많다는 소리에 그럼 가보고 떠들겠다며 인도에 갔다. 그리고 '인크레더블 인디아!'를 연신 외치고 있다.



그가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눈탱이다. 길에 나설 때마다 떼거리로 몰려드는 릭샤 호객꾼들이 눈탱이를 치려고 말을 걸어대는 통에 길을 걷기가 힘들 정도란다. 식당에서, 호텔에서, 관광지에서. 당하고 당하고 당하다 마침내 그의 생각이 미쳤다. 여기까지.



'인도에서 신뢰를 팔면 장사 되겠는데.'



워낙 눈탱이들을 쳐대니 희소한 건 '신뢰'. 그래, 신뢰를 팔면 인도에서 대박 치겠네. 마침 마주치는 한국 여행객들마다 이구동성으로 누군가를 찾아가란다. 그는 '신뢰'를 파는 현지인이었다. 환전을 하는데 네이버 공식환율보다 더 후하게 쳐준다. 한화를 줄까? 달러를 줄까? 하는데 한화는 집에 쌓여있으니 달러를 달란다. 집에 쌓여있는 한화는 '신뢰'의 상징이다.



인류가 신뢰를 팔기 시작한 것이 신용사회의 시작이다. 개인들은 그래서 파산도 하고 신용불량 딱지도 다는데, 근원을 타고 가다 보니 이놈의 발행처 자체가 신뢰를 팔고 있지 않은 거다. 어디서 눈탱이를. 월가의 릭샤 호객꾼들에게 매번 당하기만 하던 인류가 마침내 찾아낸 게 블록체인/암호화폐 아닌가? 매번 세력들에게 당하지만 말고 그거 한번 해보면 안 되겠나 한 게, 사토시의 논문 아닌가?



'진짜 신용 화폐 만들어 보면 장사 되겠는데.'



그런데 그러고 있는가? 작금의 이 시장은 무얼 팔고 있는가? 말하면 뭣할까. 눈탱이를 서로 쳐대고 있는데 저잣거리 투전판마냥 먼저 손 털 수만 있다면 '신뢰'가 아닌 '투기', 해볼만 하겠다고 덤빈 게 우리들 아닌가? (가슴에 손을 얹자)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신뢰'는 블루오션이다. '신뢰'를 판다는 건 인류가 아직 해보지 못한 미답지未踏地의 어떤 영역이다. 라이트 형제 이전의 인류가 하늘을 날아보지 못한 것처럼, 에디슨 이전의 인류가 낮에만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신뢰'는 언젠가 인류가 마땅히 여길, 그러나 아직은 불가능해 보이는 무엇이다.



그러나 하늘을 날고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일도 결국 누군가의 미친 짓, 완고한 짓, 무모한 짓, 도박으로 해석되는 수많은 짓들을 통해 세상에 내려왔다. 그건 인류의 미래기억 속에 태초부터 잠들어 있었지만, 누군가의 황당한 생각과 상상으로부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토시의 꿈처럼.



여전히 이 바닥에 '신뢰'는 미친 짓이고 무모한 짓이고 도박 같은 일이다. 그걸 팔겠다며 번지르르한 얼굴로 호객행위를 해댄 이 바닥의 앙트러프러너들Entrepreneurs, '신뢰'가 아닌 '거품 동전'을 팔아댄 왕서방들은 줄행랑을 치고 있다. 여기저기서 자신들이 조롱하던 '중앙'의 법정에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청탁을 해대고 있다. 그럴 거면서.



왕서방들은 자신들이 무얼 팔고 있는지 명확히 안다. '신뢰'가 아닌 '거품'을 파는 그들이 노리는 건 '축적'이 아닌 '타이밍'이다. 오로지 타이밍만 노리는 그들은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줄행랑을 치고, 반짝이는 '신뢰'는 여전히 블루오션 위에 둥둥 떠 있다. 누가 이것을 가져다 섬을 짓고 대륙을 만들까? 인도 호객꾼들에게 '신뢰'를 가르치는 것만큼 요원한. 이 세계의 이 반짝이는 보석을 인류에게 가져다 줄 라이트 형제와 에디슨은 어느 언덕에서 뛰어내리기를 반복하고 알을 품어 대고 있을까?



'결국' 하늘을 날고, '결국' 밤을 밝힌 인류니까, '결국' 신뢰사회를 구축하게 될 거다. 인류는 '결국' 거품이 아닌 '신뢰'를 팔게 될 거다. 아이와 여자가 인간이 아니었던 사회도 있었고, 흑인은 동물로 취급되던 시절도 살았다. 그러니 결국 인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를 결국 결국 만들어 내고 말 거다. 그건 미래기억이고 이미 기록된 역사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누구에게라도 조언과 격언을 하고 싶은 거다.



'신뢰'를 팔렴.



아무도 팔지 않으나 모든 이들이 사고 싶어 하는 것, 머지않아 모든 이들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나 밤을 밝힐 전등 빛처럼 너무도 당연하고 당연한 것으로 사용하게 될 그것. 그러나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을 거듭해야 세상에 드러나지는 것이니, 거품이 타올랐다 꺼질 때마다 내팽개 쳐진 조각들을 모아, 단단히 눌러 담고 꾹꾹 눌러 담아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바위로, 섬으로, 대륙으로 만들어 가라고.



그러면 언젠가
마주치는 사람들 마다 말할 거야.
스팀잇으로 가라고,
[스팀시티]로 가라고,
너에게 가라고,
그는 신뢰를 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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