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여름] 감정노동은 하지 않습니다

in #stimcit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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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미용실을 만났다. 아니다 미용사, 헤어디자이너 선생님이다. 이분은 까칠하기 그지없다. 눈길도 잘 마주치지 않고 말이라도 잘못했다간 한 대 쳐 맞을 것 같은 인상이다. 용모도 대충대충 헤어디자이너가 맞나 싶을 정도. 처음에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이래서 미용실 하겠나 싶었다. 그런데 잘 자른다. 정말 잘 자른다. 태어나 처음 만나 본 인생 헤어였다. 기왕 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머리를 자르고 미용실을 나오며 나는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었다. 아, 이럴 수가 나는 여기를 평생 다녀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이 디자이너 슨상님의 뛰어난 실력을 나만 아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언제나 그의 스케줄은 꽉 차 있다. 게다가 커트는 예약도 받지 않는다. 복불복으로 운 좋게 머리를 자를 수 있으면 다행이다. 아무리 예약이 꽉 차 있고 바빠도 대부분은 '좀 기다리셔야 되는데 괜찮겠어요?' 하던지, 일단 앉히고 틈나는 대로 돌아다니며 잘라주기도 하는데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안됩니다. 오늘은 기다리셔도 못 잘라드립니다.' 하는 것이다. 한 번은 오전 이른 시간에 갔는데도 안 된다고 하길래 빡쳐서 돌아오며 다신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다른 선택지는 없다. 인생 헤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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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세요. 그곳에서 머리하고 싶네요... ^^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27-5, 20세기소년 입니다. 복잡한 정신머리를 확 잘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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