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음악] 삿포로 타워 레코드, Everything Loves Angels

in #stimcit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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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레코드에 가면 늘 신이 난다. 언제나 사람이 많고, 그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앨범을 훑고 듣는다. 어린 시절 핫트랙스에서도 가끔 그런 분위기를 느꼈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만 이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한국의 문제인지, 내가 한국에서는 음반 매장을 가지 않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날도 길을 걷다 우연히 타워 레코드를 발견하고 바로 들어갔다. 아주아주 무척무척 신났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유는 한쪽 벽면에 있는 ECM 전용 카테고리 때문이었다. ECM에서 발매된 앨범 수십장이 정렬되어있는 모습을 보는데, 마이너함의 상징인 ECM의 음악들이 이곳에서는 존중받고 소비된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ECM 카테고리만큼 기뻤던 것은 그 옆에 놓인 부게 베셀토프트 앨범이었다. 그때 나는 이 장소를 통해 부게 베셀토프트의 신작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여태껏 음악을 해오면서도 부게 베셀토프트를 아는 사람조차 만나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그의 신간을 바로 구매할 수 있고, 청음도 해볼 수 있었다. 나는 잠깐 씨디 플레이어 앞에 서서 미숙하게 조작하며 그의 연주를 짧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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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다 결국 앨범을 사지 않고 돌아왔다. 그날 밤 숙소에 들어와 그의 앨범을 스트리밍으로 들었는데,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반가움과 별개로 음악은 그저 그렇군 싶었다. 여행은 계속됐고, 그 앨범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 앨범 이후 부게 베셀토프트의 새로운 솔로 앨범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 돌아온 후로 그가 떠오를 때면 이 앨범을 여러 번 꺼내 듣게 됐다. 들을수록 이 앨범에 담긴 깊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어제는 이 앨범이 문득 떠올랐고, 그의 연주를 듣는 순간 깊은 환희가 차오르며 나 자신이 차분하게 가라앉는(슬픔과는 다르다) 것을 느꼈다.

겨울이 와서 이 앨범이 떠올랐을까? 이 앨범 때문에 겨울임을 실감했을까? 앨범을 들으면서는 이 영상을 소리 없이 띄워놓았고, 겨울의 북해도가 못 견디게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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