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54.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쪽박에 밥 담듯이 자식새끼들 냉기놓고 말이오? 이자는 할수헐수 없구마. 계집자식 그기이 거물장인께로”
내일은 우떨고, 모레는 우떨고? 하 참 그러다 보믐 어느새 북망산 뫼구덕이 아가리를 떡 벌리고 있단 말입니다.
때 묻은 수건 밑에 젊은 나이에 해서는 시들어버린 것 같은 얼굴이 솟아올라서 흘러내린 능선, 청자빛(靑瓷色)으로 웅크린 겨울 산을 향하고 있다.
-토지 2부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2장 나룻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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