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45.

in #steemzzang4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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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숱한 눈송이들은 날아내리기가 바쁘게 세찬 바람에 휩쓸리어 눈보라게 되었고 다시 바라은 눈을 몰로 간산 구릉쪽으로 달려가서 눈무덤을 만들어놓곤 했다.

삼십대 좋은 시절을 만주 벌판 사진과 풍설에 흩날려버리고 오십 고개에 다다른 마흔아홉 나이보다 늙었다.

희뜩희뜩 내리는 눈발사이로 나직한 구름 기슭에 몸을 비벼대듯, 농가들이 눈에 띄었고 전봇대같이 밋밋한 겨울 나무도 몇 그루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토지 2부 제2편 꿈속의 귀마동 10장 풍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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