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며칠을 두고 비가 내린다
빨래도 눅눅하고
바람마저 진득거린다
문을 닫으면
빗줄기들이 몰려와 아우성이다
빨리 열라고 문을 두드리며
안을 기웃거린다
장대비가 앞장서서 담을 넘고
소나기가 지붕위에서 숨도 안 쉬고 뛰어내린다
가랑비만 소리 없이
헐거워진 뼈마디를 찾아 스며들어
열흘 보름이 넘도록 묵새기고 있다
눅눅한 그림자에서
오래 비워둔 집 여닫이문 소리가 들렸다
장마전선/ 이외수
흐린 날
누군가의 영혼이
내 관절 속에 들어와 울고 있다
내게서 버림받은 모든 것들은
내게서 아픔으로 못 박히나니
이 세상 그늘진 어디쯤에서
누가 나를 이토록 사랑하는가
저린 뼈로 저린 뼈로 울고 있는가
대숲 가득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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