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6 hours ago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는 말이
겨울바다처럼 밀려왔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망각을 물고 달아났다

책갈피처럼 넘기는 세월에도
빙산에 갇혀 나이쯤은 잊고 살았다는

처음 보는 별이 문득
월계수잎을 물고 온 비둘기처럼
소식을 물고 왔다
월계수잎을 받아 식탁에 놓고
물도 주지 않았다

한동안 별들을 피해다녔다
발등에서 별 하나가 눈을 감는다
하늘을 잃은 별을 위해
허공이 될 차례다

image.png

별의 부음을 받다/이운진

불혹을 넘고 나니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없다고
이미 너무 둥글어졌다고
수천 살 수억 살 먹은 별들에게 말을 하고

목숨 하나쯤은 거뜬히 받아 줄 밤하늘에서
마지막 길을 잃었으면
우주의 먼 구석인 허공에게 말을 하다가

신의 정원에서 홀로 피었다 지는 풀꽃처럼
소박한 이름으로 사는 하소연을
제일 빛나는 별빛에게 하려던 중이었는데,

그 큰 별은
무한의 너머로 가지 않고
이 지상의 어둠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가장 현명한 슬픔 하나를 이해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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