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다

in #steemzzang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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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다>

---유 자 효---

청계천 큰길에서 나둥그러졌다.
풀린 구두끈 밟고
내가 나를 사정없이 패대기쳐 버렸다.
지나가던 젊은 여성이 깜짝 놀라
"어머, 괜찮으세요?" 하고 묻는다.
"고맙습니다" 하며 자력으로 일어서니
다행히 손바닥과 무릎 외에 다친 곳은 없는 듯했다.
무애 양주동 선생은 종로에서 넘어지고는
"국보, 넘어지다" 라고 쓰셨다는데
이제 가보도 되지 못하는 내가
청계천 큰길에서 내팽겨쳐졌다.
나를 버려버렸다.

(문학바탕 7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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