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만추>

---정 진 윤---

이젠 돌려 드리겠습니다
아름다운 종말을 허락해 주시니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찬미를 받으소서
부끄러움 모르던 그 해 봄 버들강아지
모든 것을 들추어내고만 잔혹했던 태양
휘청거리는 발걸음
초록 갈피마다 파고든 가을

홀로 떠난들 서러움이 있겠습니까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이쯤의 세월 앞에선
무슨 소용에 닿기나 한답니까
빈 몸으로 당신과 마주서면
마침내 어깨를 흔드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