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 Name Challenge] 닉네임의 의미를 알려줘~

in #steemitnamechallenge8 years ago (edited)

저를 지목해주신 @yhoh 님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써봐야지 했던 제 아이디 @sleeprince의 의미를 이번 기회에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규칙
1.스팀잇 닉네임을 어떻게 선택했는지 알려주세요.
2.당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세요.
3.만약 닉네임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으로 바꾸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4.#steemitnamechallenge 태그를 달아주세요.
5.다섯 분을 지목해주세요.


1. Sleeping Beauty


형식에서, 제 아이디 sleeprince는 동화 sleeping beauty에서 나왔습니다. 대구를 맞추자면 sleepring handsome이어야 했지만, 이는 너무 오그라들기도 하고,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 sleeping prince로 살짝 바꿨습니다. 아울러 그 당시 가입하려던 사이트에서는 아이디에 글자수 제한을 두었던 탓에, 계속 철자를 줄이다보니 sleeprince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미에서, 제 아이디 sleeprince는 자기중심적이고 겁이 많았던 저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디를 만들던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가던 즈음, 제가 갖고 있던 '성역할'에 대한 불만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제가 보던 교과서와 학습지는 남자아이들을 바보 취급하곤 했습니다. 삽입된 만화에 등장하는 남자아이 캐릭터는 항상 덤벙대고 못되먹었으면서 멍청하지만, 여자아이 캐릭터는 항상 침착하고 착하면서 똑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비단 지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여자 아이와 다투기라도 하면, 선생님은 이유는 묻지도 않았으면서 여자 아이의 편을 들어 달래 주었고, 제가 항변이라도 할라치면, 선생님은 "남자가 비겁하게 변명하지 말라"며 다그치곤 했습니다.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억울한 상황이 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또 미래에 대한 부담감도 이 '성역할'을 싫어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의 원조를 받던 시절, TV에서 보이는 가장의 무게감이 제 미래가 될 것만 같았습니다. 가깝게는 군복무를 해야한다는 사실도 겁많은 제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그 와중에 Sleeping Beauty는 제 불만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여주인공은 부모가 그렇게 하지말라던 짓을 해서 100년간 잠이 들어버리는데, 결국 한 일이라고는 잠을 잔 것 밖에 없는데, 왕자가 가시 덤불을 뚫고 용을 때려잡고 와서 구해주고 호강까지 시켜 줍니다. '나는 결국 용을 때려잡고 살아야 하는구나....' 억울함과 부담감에 저는 이 성역할을 뒤집어 보고 싶었습니다. 왜 여자는 남자를 구해주면 안되는지 의문을 제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처음 sleeprince라는 아이디가 가졌던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sleeprince의 이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달라집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여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음주를 하다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우연히, 이 사건의 처벌에 대해 여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요약하자면, "우리가 남자였으면, 이 정도로 혼나지 않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말은 가정법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남자 기숙사에서도 술을 걸린 학생이 꽤 있었지만, 이정도로 문제삼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불만을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겪은 불평등을 확대하지 않고, 남이 겪은 불평등을 축소하지 않으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 모양이 다른 굴레를 쓰고 있었습니다. 결코 내가 쓴 굴레가 네 굴레보다 크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가시 덤불을 헤치고 용을 잡도록 강요된 것처럼, 그녀들은 조신하게 성에서 기다릴 것을 강요받았습니다. 만약 그녀가 스스로 잠에서 깨어 용을 잡겠다고 갑옷을 걸쳤다면, 그녀는 마녀로 몰렸을 터입니다.

더욱이 시대에서 시대로 넘아가는 과도기의 이중성은 그녀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면서도 용을 잡으라고 요구받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더이상 sleeprince는 제 불만만을 담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성이 다소 소극적인 성격이어도, 혹은 여성이 칼을 쥐고 달려드는 성격이어도, 색다르게는 볼지언정 이상하게는 보지 않는 사회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생물학적 성차에도 불구하고, 우리 개별 주체는 집단 특성에 제약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sleeprince는 서로 역할을 바꿔 생각해 봄으로써, 성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현실의 나


익명성이 강한 온라인에서 본명을 밝히기란 꽤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저를 지목해주신 @yhoh님께 성의를 보이고자, 이름대신 제 사진 한 장을 공개해 봅니다. 사진이 스팀잇에 영구박제되는 일 또한 무척 부담되므로, 7일이 되기 전에 사진은 삭제할 생각입니다.

사진은 몇 해 전 20대의 끝자락에서 출전했던 BJJ 대회에서의 제 모습입니다. 몇몇 분들은 제가 과학 관련 글을 포스팅하니, 운동하는 모습을 기대하지 못하셨을 수 있지만, 사실 BJJ는 제 정체성에 꽤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스무살 즈음 처음 시작해서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취미이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 사귄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어 더욱 애착이 가는 취미입니다. 스팀잇을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에도, 블로그의 주제를 과학글로 잡을지, 운동글로 잡을지 고민했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저 또한 다면적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것 하나로만 저의 정체성을 규정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스팀잇에서는 작가로, 학교에서는 학생으로, 과외학생에게는 선생님으로, 체육관에서는 스승님의 제자이자 누군가의 사범으로서 서로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항상 익명의 뒤에 숨어 있던 제 모습을,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살짝 내비쳐 봅니다.

3. 또 다른 아이디, 또 다른 나


저는 그동안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세컨 아이디를 만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인격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저는 어느 공간에서나 제 성격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마 이는 제 강한 나르시시즘 때문이 아닌가 스스로 추측해 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공간이지만, 저는 제 삶의 방식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어색합니다. 두 인격을 유지할 정도로 똑똑하지 않아서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디를 바꾸고 싶다거나, 바뀐 아이디가 갖는 새로운 정체성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 과거의 생각이 담겨있는 sleeprince와 아직은 조금 더 함께 하고 싶습니다.

4. 다음 Steemit Name Challenge의 주자는!


그동안 제 글을 항상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바통을 넘겨 드리고 싶습니다.

@beoped
@stans
@eversloth
@sampling
@spaceyguy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스팀잇에서 계속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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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후에 삭제될 사진 아주 잘 보고 갑니다.ㅎㅎ 다면적인 잠자는 왕자님이시군요. 다양한 매력이 있으시단 말이죠? 후훗.

부끄럽네요ㅎㅎ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이런 포스팅마저 멋지게 쓰시는군요
운동하는 과학자, 잠자는 왕자님, 나르시시즘...
감사합니다 ^^

이렇게 바로 찾아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와, 어린시절 이야기 넘 공감이 가네요. 참 멋진 분이세요 자신을 그토록 통찰하고 잘 느끼시다니...

말만 그럴듯 할 뿐입니다ㅎㅎ 좋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도망가요~~~~

@sampling 에서 디지털 느낌이 나서 궁금했는데 아쉽습니다ㅎㅎ

ㅋㅋㅋ 저는 이런 비슷한 글을 예전에 썻던 적이 있어서요! ㅋㅋㅋ
아는 국내 수학자 중에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수학자 형이 한명 있는데
그분이 생각나는군요

아 그랬군요! 항상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분 글보다가 떠올랐는데 sample처럼 일단 하나 만들어보려고 했던건데 그대로 사용한거라 ㅎㅎㅎㅎ

그런 의미였군요ㅋㅋㅋ 굉장히 디지털스러운 아이디라 궁금했습니다.

사진으로는 상남자로 보입니다.히히.

여성같은 남자, 남자같은 여성, 있는 그대로 인정

저도 백퍼 동감합니다.

운동을 좋아할 뿐, 또 성격은 나긋나긋합니다ㅎㅎㅎㅎ 상남자는 못되는 것 같네요

자신이 겪고 있는 불평등을 알게 될 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이가 겪고 있는 불평등을 알게 될 때, 거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보일 때,
매번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 같습니다.

BJJ를 하시는군요!
뭔가 몸을 움직여보자 하다가도 점점 게으르게 안하게 되네요 ㅎㅎ

다음 주자 지정 감사합니다.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ㅎㅎ

다시 보팅하러 왔어요^^

다시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닉네임에 철학적인 의미가 있었군요.
저는 잠자는걸 좋아하시는 분인가보다.. 생각했었어요. 하하하~
완전 멋지시네요^^

소싯적에는 그렇게 잠도 없었고 자는 시간을 아까워 했는데, 요새는 왜 이렇게 자고만 싶을까요ㅋㅋㅋ

저도 잠자는걸 아주 좋아해요. 잠은 자도 자도 저축이 안되나봐요.
그런데 꼬맹이가 생긴 이후로는 할것이 너무 많아서 잠이 줄더라구요..ㅎㅎ
잠은 정말 달콤해요~

닉네임 의미가 참 멋지네요! 이제 절대 안 잊어버릴 것 같아요. 근데 몸이 너무 좋으신거 아니에요?ㅋㅋ 7일 뒤에 삭제하신다면 제가 스크린샷으로 영구 보존을?ㅋㅋ

헛.. 그런 방법이ㅋㅋㅋ

스팀 인명사전 보고 '과학에세이'라는 말에 기대하고 홀린듯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올려 주시니 블로그 주인분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사진... 헉!! 너무 멋지신 거 아닙니까? 7일 안에 지워질 텐데 운 좋게 제가 사진을 보고 말았군요.
안팎이 다 멋진 그대! 단점이 무엇이신지 ㅎㅎㅎ
저는 아직 뉴비라서 올리신 글 차근차근 읽고, 또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찾아 보니까 스팀에 좋은 글 쓰시는 능력자분들이 많네요. 정말 멋지세요!!

과찬이십니다ㅎㅎㅎ 제 블로그를 찾아주서셔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생각, 좋은 글 읽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는 20대 때 뭘 했나 하는 자괴감이... ㅎㅎ(20대 맞으시죠? 해상도 낮은 사진 너머로 엄청 동안 미모가 보입니다!!!)

30대 된지 몇 년 안되었다고 자기 위안해보지만 30대입니다... 저 사진이 아마 스물 아홉 즈음일 겁니다.

오오오... 그럼 일단 제 눈썰미는 맞았던 걸로!!!
그리고 내심 기뻐합니다. 30대래~ 동지였어! 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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