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파적인 심판관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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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편파적인 심판관의 고백/


초록빛 무대 위
작물은 스스로를 주인공이라 믿고
잡초는 제 땅의 주인이라 외치며
날마다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른다.

그 치열한 삶의 한복판에
호미 한 자루 쥐고 나타난 심판관.
언제나 작물의 편에만 서서
가차 없이 칼날을 휘두르는
지독하게 편파적인 그 이름, 농부.

땀방울로 심판의 죄를 씻어내며
초록의 영토를 눈물로 일구지만,
이 무대의 마지막 커튼이 내려질 때
그가 바라는 것은 제 손의 수확이 아니다.

"결국 하늘이 먹게 해 주셔야 하는 법."

모든 집착과 편견을 내려놓고
굽은 허리를 펴며 고개를 드는 순간,
농부의 눈동자 속에는
이미 거대한 하늘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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