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오늘은 비가 올까?
오후에 비 소식이 있다. 하지만 요즈음의 예보는 믿음보다 의심이 먼저 앞선다. 와야 오는가 보다 하는 수준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오후가 되면 슬그머니 말을 바꾸는 기상청의 예보를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 더군다나 오늘 비가 올 확률은 확실한 백 퍼센트도 아닌 애매한 육십 퍼센트다. 내릴지 말지 저들끼리도 확신하지 못하는 숫자를 붙들고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그제부터 옥수수밭에 물주기를 시작했다. 메말라가는 땅 위에서 시들어가는 옥수수들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농부로서 못할 짓이다. 타들어 가는 잎사귀를 보며 하늘만 원망하기에는 옥수수 처지가 너무 민망하고 안쓰러웠다. 기약 없는 구름을 기다리느니 내 손으로 직접 우물물이라도 퍼 올려 목을 축여주는 편이 마음 편하다.
부지런히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호스를 끌어당기지만, 마음 한구석의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땅속 깊은 곳에서 길러낸 우물물과 저 높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빗물은 그 맛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우물물이 그저 타는 목마름을 겨우 달래주는 임시방편이라면, 빗물은 대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생기를 불어넣는 생명수다. 농작물은 뭐니 뭐니 해도 하늘이 내려주는 물을 먹고 자라야 제맛이 난다.
인간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지하수를 펑펑 끌어 쓴다 한들, 자연이 무심코 떨어뜨리는 빗방울 하나의 기적을 흉내 낼 수는 없다. 오늘도 애타는 농심은 육십 퍼센트라는 희박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우물물을 뿌리면서도 자꾸만 흐려지는 먼 하늘을 훔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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