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이
몰래 뀌는 방귀 같은 핑계를 대며
거창하지 않은 사유 뒤로 숨는다.
나는 자리를 벗어난다.
몸과 마음은 자꾸만 길을 잃어
아득한 피안(彼岸)의 언덕 대신
당장 비를 피할 처량한 처마를 찾는다.
내 안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완벽한 안식처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낙담은 금물인가
그늘진 발치 위로
뜻밖의 햇살 한 조각이 툭, 떨어진다.
바람이 밀고 오는 싱그러운 풀비린내,
어깨를 툭 치고 가는 낯선 이의 다정한 눈인사.
세상이 무심히 던지는 작은 우연 하나가
굳어있던 가슴을 톡 건드린다.
절름거리던 자유에 가만히 힘이 실린다.
우물거리던 입술에 슬며시 생기가 돌고
시선은 어느새 처마를 벗어나 푸른 하늘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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