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푸른 우리들의 봄

in #steem8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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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푸른 우리들의 봄/

어제는 초교 동창회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친구들을 보며, 돌아보면 참 뜨거웠던 젊은 날의 거친 열정을 생각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하던 그 치기 어린 자리는 이제 삶이 가르쳐 준 체념과 안위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욕심을 비워낸 자리마다 서글픔 대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과 아늑한 지혜가 가득 피어났다.


창가로 투명한 볕이 스며드는 자리, 친구들의 얼굴에 내려앉은 낯선 주름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저 깊은 골짜기들은 수많은 눈물과 웃음이 아로새긴 삶의 훈장이리라.

앞만 보며 서두르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나서야, 늘 곁에 있었으나 지나쳤던 친구들의 다정한 눈빛이 길가의 작은 들꽃처럼 비로소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오가는 대화 속, 찻잔의 온기 너머로 아련한 허무가 배어 나왔다.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삶.

세월은 붉은 낙엽이 되어 저물어가는데, 과연 나는 내 삶의 뜨락에 어떤 열매를 맺기는 한 것인지 물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눈부시던 청춘은 그렇게 서산 너머로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터져 나오는 옛 상념과 아이 같은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보았다.
세월의 흔적은 깊어졌어도, 우리들의 마음은 여전히 정오의 햇살을 받던 그 옛날 초등학교 운동장처럼 푸르르다는 것을.

창밖의 빛을 바라보며 밀려오는 삶의 미련들을 지워낸다.
남은 세월은 가만히 내 어깨를 토닥이며 속삭이는 듯하다.
움켜쥐려 애썼던 그 모든 집착이 다 부질없는 고요함이었음을.

그저 지금 이 순간, 함께 나이 들어가는 오랜 벗들과 나누는 온기만이 가장 눈부신 열매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친구들아, 건강하게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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