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겠다고 하는 것이겠지만...
국무 회의 장면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는 모 신문의 보도 태도를 향한 날 선 비판이 가득하다
질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머리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시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질타도 좋지만 정작 눈길이 더 머물고 손길이 닿아야 할 민생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더 잘해보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도리어 시장에는 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화려한 전광판 속 주식 시장은 연일 봄날 같은 황황한 빛을 뿜어내고 숫자로 쓰인 경제 지표는 눈부시게 흘러간다
하지만 대도시의 몇몇 불빛을 제외한 우리네 고향 지방의 품은 마치 얼어붙은 툰드라처럼 고요하고 차갑기만 하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손꼽아 기다려 보지만 계절은 거꾸로 흐르는지 가슴을 시리게 하는 흉흉한 소문들만 서리처럼 내려앉는다
길을 걷다 보면 온기를 잃고 멈춰 선 점포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장사가 되지 않아 달마다 돌아오는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텅 빈 공실은 늘어만 간다
평생의 피땀으로 겨우 건물 한 채를 일구어냈을 중년의 건물주마저 도미노처럼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모진 계절이다
지방이라는 작은 도시에 피가 돌고 온기가 도우려면 결국 돈이 흘러야 한다
얼어붙은 돈줄을 녹여줄 수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지만 훈풍은커녕 살을 에는 냉풍만 더욱 세차게 부니 참으로 막막한 노릇이다
투기라는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그저 흙을 믿고 살아온 선량한 이들마저 함께 얼어붙고 있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이 서러운 땅들을 감정가로라도 거두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절박한 넋두리가 삶의 끝자락에서 흘러나올까 싶다
인생의 2막을 꿈꾸며 흙으로 돌아온 귀농인들의 터전에서도 가슴을 쥐어짜는 곡소리가 마를 날이 없다
민간의 누군가 우월한 지위로 부리는 횡포도 견디기 힘들지만 국민을 위한다는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시장을 망가뜨릴 때면 깊은 탄식이 새어 나온다
선한 의도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서민들의 삶을 더 아프게 짓누르는 아이러니를 마주하는 일은 참으로 괴롭다
언제나 민주 정부의 푸른 가치를 환영하고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따스한 이름의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서민들이나 지방 소도시의 작은 경제는 마른 낙엽처럼 위축되곤 한다
그들에게 네 잘못이라며 고개를 돌리기엔 시장의 작은 온기마저 차갑게 얼려버린 정책의 그늘이 너무나 길고 짙다
부디 숫자로만 가득한 전광판의 호황 말고 시린 겨울 같은 지방의 소도시까지 서민들의 웃음소리가 스며드는 진짜 봄 같은 정책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거저 주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스스로 노력해서 벌어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공짜 돈을 타먹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정책은 입에는 달지 몰라도 우리 경제라는 몸에는 결코 좋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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