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ointment, and

in #smartphonephotography7 years ago (edited)

Osaka, Japan, Dec. 2015, Nexus 5

appointment; stand, walk, disappear


appointment 보다 promise에 가까운 이야기이겠지만-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약속들이 서있거나 걷거나 사라지는 것을 본다.
약속들이 잘 지켜지고 있다면, 그건 정말로 운이 좋은 것이다.

약속은 삶을 직조한다. 우리의 삶은 단단히 매듭 지어진 약속과 끊어져버린 약속과 아직 운명을 모르는 약속들의 무수한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니 우리가 자유롭다면, 이러한 약속들이 만드는 여백의 공간 안에서 자유로운 것일지도 모른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약속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 새로운 공간은 삶의 방향을 지시하곤 한다. 공간이 이어지면 결국 길과 통로가 된다.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윤동주 선생님의 '쉽게 씌어진 시'의 마지막 연은 악수로 끝나고, 악수는 결국 스스로에 대한 약속. 내가 나의 손을 잡을 때에는 결국 왼손과 오른손을 꼭 잡을 수 밖에 없는 소망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니 이러한 악수는 결국 다짐의 형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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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약속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자신과의 약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신과의 약속이 사실 제일 어렵고 지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우리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신하곤 하는데, 이를 제대로 보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로부터 비롯된 건강한 약속들이 있는 반면에, 어느새 고리를 물고 족쇄처럼 잡아버리는 그런 약속들도 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 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약속들 사이에 균형을 잘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약속이든 삶을 이루는 방향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까지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느냐와, 주어진 역할에서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항상 고생 많으십니다!

오사카 여행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팔 벌린 아저씨 사진을 보고 들어왔다가 의도치 않게 윤동주 시인을 만나고 가네요. 미세먼지 없는 일본의 석양빛이 예쁩니다.

팔벌린 아저씨는 참 유명하다지요. 도톤보리에 있는 다리는 만남의 장소라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약속이 있고, 약속이 없지만 만들기도 하고, 약속이 있었으나 사라지기도 하고 그렇다지요. 석양이 오며 저녁 시간의 복작한 느낌을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랜드마크를 멋지게 담으셨네요! 지난해 오사카에 갔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붐벼서 지쳤던 기억이 있어요. 팔 벌린 아저씨의 밤 풍경(?)도 보지 않았고요.
qrwerq님 글은 항상 시처럼 느껴져요. 이렇게 울림이 좋은 산문을 만나는 게 쉽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오래 머물다 갑니다.^^

오사카는 사람이 너무 많고 (교토에 비하면) 쇼핑 위주의 거리라, 저에게도 사실 조금 지치는 곳이기는 합니다. 걷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오사카 (중에 주요 거리)는 뭔가 떠밀려서 걷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적는 글이나 생각이 다소 효율적이지만 + 빈칸이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의 쓰기에 핵심을 말하고 적는 것을 선호합니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속은 삶을 직조한다.

지켜지지 못한 약속마저도 삶을 구성하고 미래의 방향을 바꾸게 되는 단초가 된다는 의미에서 길과 통로로 역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악수에서 '왼손과 오른손을 꼭 잡을 수 밖에 없는 소망의 형태'라 함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 손잡은 타인끼리의 두 손도 왼손과 오른손이 잡은 형태라는데 생각이 닿습니다. 함께 가기 위해 잡은 두 서로 다른 방향의 손 역시 어쩌면 그 관계의 영원성에 대한 다짐(약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사진과 글 덕에 짧은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손을 맞잡는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러한 약속의 힘을 믿습니다. 다짐과 방향으로서의 약속은 결국 삶을 움직이게하는 힘이 되겠지요. 무수한 약속들 사이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약속들을 소중히 여겨야할 약속들을 고르는 것도 중요한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감상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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