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033] 가끔 그런 날이 있다.

in #photokorea6 years ago (edited)



물 먹은 솜처럼 축 쳐져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창 밖으로 해가 뜨고 환하게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하루종일 꼼짝도 못한채 누워만 있었다.

머리맡에 노트북이 있었지만 켜는 것조차 힘겨웠다.
핸드폰에는 쌓인 톡이 999개가 넘어 확인하지도 못했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한없이 우울해지고 마음 속 깊이 가라앉는 날이.

다른 사람과 연락하기조차 어렵다.
내 기운이 그 사람에게까지 전염될까봐.
대개 하루이틀이면 괜찮아지니 말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겨우 확인한 핸드폰 단톡으로는 평소를 연기한다.
괜한 걱정을 만들고 분위기를 흐리기 싫어서.





대신 이 사진을 다시 꺼내 한참을 쳐다보았다.

사진은 교토 아라시야마의 텐류지라는 사원이다.
그 뒤쪽 정원을 한참이나 걷다가 이 분을 보고는 굳어버렸다.

그리고 쭉 지켜보았다.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그 뒷모습에서 어떤 아우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햇살비치는 곳에 앉아 가만히 명상에 빠진 그의 모습.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생각조차 없이 무아지경에 이른 것일까.

그렇게 그를 바라보다 조용히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정원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포함한 그 시간을 함께.





따뜻한 햇볕을 마주보고 앉아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그 당시의 시간이 떠올라 치유가 되는 듯했다.
조금 있다가 해가 뜨면 조금이라도 햇빛을 쬐러 가야겠다.



IMG_2503_2.jpg2016.12.07 am 10:40
교토 아라시야마의 텐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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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좀 그래요.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봐요. 이 호르몬의 노예ㅠㅠ 하면서 자책하고 있어요

그것 또한 언젠가 지나갈 거에요.. ㅎㅎ 뽀또시님을 좋아하는 유스 멤버들이 있잖아요!

대게 이런 날은 반복 된 일상의 과부화로
찾아오는것 같아요.. 저도 요새는 정말
지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말씀 하신것처럼 바깥에 나가
햇빛을 좀 보면 좀 나아지곤 하더라구요
다시 기운내서 일상복귀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얼른 재충전하고 밖으로 나가야겠어요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밖에 빗소리가 들리네요...
오늘 하루 공쳤군요

스팀잇 하다
갑자기 허리를 펴고
빗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하루 되셨나요? ㅎㅎㅎ

저도 지난 월요일이 딱 그랬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는 날로 정했죠. 실상은 아무것도 안할수는 없지만 생각만큼은 그 어느날보다 비우고 생활했어요. 그저 내몸이 원하는대로 우주의 기운(!!)이 시키는대로 살아보는것도 참 좋은듯 합니다. 사진 참 좋네요.

오늘만큼은 뽀로로로 빙의해서 노는게 제일 좋아를 외치고 싶군요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

오늘 날씨도 한없이 우울해지기 딱 좋은 날씨인 거 같아요. 우중충하고 안개가 무겁게 내리깔린.

이런 날 따뜻한 물에 몸 담그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출근을..ㅠ

앗 출근이라니 ㅠㅠ.. 제가 다 안타깝네요..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비오고 눅눅하고 불쾌지수 높은 날이지만!! 화이팅

짱짱맨도 감기 조심하시고 화이팅하시길!!

한편의 시를 읽은 느낌입니다~ 잠시라도 마음의 안정이 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까 생각되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돌아볼 수 있는 과거가 있다는 것은요 ㅎㅎㅎ

어제부터 미세먼지와 잔뜩흐린 날씨 때문인지 저도푹 가라 앉게 되더군요
이 비가 그치고 화창해지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날씨탓도 있는것 같아요. 얼른 화창해졌으면 ㅎㅎㅎ

우리형 그랬구나....
일루와 일루와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오늘도 큐레이팅하느라 수고가 많은 거북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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