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관촉사에 가면.steemCreated with Sketch.

in #oldstone6 years ago (edited)


관촉사의 은진미륵이 유명하다. 그래서 관촉사 가는 사람들은 은진미륵을 보러간다. 관촉사에 가보면 은진미륵앞에서 절하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마도 은진미륵은 그 크기만큼이나 기도효험도 있나 보다. 그런데 관촉사에는 은진미륵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촉사는 은진미륵이 아니라도 볼 것이 많다. 은진미륵때문에 볼 것 많은 것들이 다들 묻여 버린다. 아쉬운 마음에 내가 본 관촉사를 소개해 보려한다. 관촉사 초입에 조금 넓은 주차장이 있고 휴게실이 있다. 주차장 왼쪽에는 검은 색 비석이 서 있다. 한국전쟁 순국선열들을 위한 자유수호순국지사위령비다. 논산지역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하신 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IMG_5699.JPG()


주차장 바로 뒤에는 검은색의 바위가 있다. 자세히 보면 바위면에 총알 자욱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기관총알 자욱같다. 아래에서 사선을 그으면서 위쪽으로 구멍이 나 있다. 그냥 보면 알 수 없다. 자세히 보면 그게 총알이라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다. 6.25 전쟁 당시 여기서도 전투가 있었던 모양이다. 




주차장 뒤의 바위는 넓게 자리잡고 있다. 바위위에 올라가서 보면 바위를 떼기 위해 이리 저리 구멍을 낸 자욱을 볼 수 있다. 아마 옛사람들은 이곳 바위터에서 바위를 잘라서 뭔가 만들었나 보다. 그게 은진미륵인지도 모를 일이다. 관촉사에 꼭 그 두가지를 보고 올라가야 한다. 


예전에는 관촉사 가는 길옆에 연못이 있었고 거기에 연꽃이 장관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연못은 메워지고 말았다. 아쉬운 일이다. 관촉사 입구는 아주 시골 스럽다. 길가 좌우로 조그만 음식가게가 있고 노파가 앉아서 뭔가를 지지고 있었다. 관촉사의 이름에 비추어 허술하게 보이는 일주문을 지나면 산으로 올라가는 천왕문이 있다. 느릿느릿한 노인 한분이 앉아서 입장료를 받는다. 천왕문을 지나면 바로 계단이 시작된다. 계단은 매우 가파르다. 자리를 참 잘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도리천으로 가는 길 같았다. 오래된 나무들이 계단을 덮고 있다. 여름이라도 그 그늘 때문에 시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절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비석하나가 서 있다. 마치 절 집에 세라도 얻어서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의 비석이다.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이승만 박사의 추모비다. 1965년 논산반공청년회가 세웠다. 관촉사 초입에 있던 자유수호순국지사위령비와 뭔가 일맥상통한 것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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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서 관촉사에 들어서면 바로 앞에 대광명전이 서 있다. 비로자나불을 보신 불전이다. 2층으로 크게 만들었다. 관촉사에 비로자나불을 모신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뭔가 이유가 있는 듯 하다. 대광명전 오른쪽 관촉사의 끝부분에 은진미륵이 서 있다. 그 은진미륵을 주불로 보신 미륵전이 있다. 미륵전 뒤의 창문을 통해 은진미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미륵전에 많이 보던 얼굴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전이 모셔져 있다. 관촉사와 논산지역의 분위기 혹은 특징을 좀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은진미륵도 이런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은진미륵은 고려 광종때 만들어졌다. 광종은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태조의 뒤를 이어 고려를 안정화시킨 왕이다. 은진미륵을 만들라고 시킨 것도 광종이었다. 그러고 보면 광종은 미륵불을 조성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하려고 했던 것 같다. 불상의 얼굴비율이 비정상적으로 큰 것도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미륵불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려고 했기 때문에 얼굴의 크기를 강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관촉사의 은진미륵은 대조사의 은진미륵과 그게 다르지 않다. 아마도 대조사의 은진미륵도 광종이 조성하라고 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견훤이후 민심이 흉흉했던 후백제지역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지도 모는다. 


그러고 보면 논산지역에 유난히 고려초기에 세운 절들이 많다. 일전에 소개했던 논산 쌍계사가 그러하고 대조사가 그러하며 개태사가 그러하다. 당시의 절이란 종교적 의미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더 컸을 것이다. 민심을 다스리고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논산지역에 집중적으로 절을 짓게 만들었던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은진미륵 얼굴을 크게 만든 것은 예술적 감각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상의 반영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은진미륵의 얼굴이 너무커서 미술사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해석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는데 후대에서 예술성을 따진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일까 ?


관촉사는 은진미륵이 워낙 압도를 해버리기 때문에 편안한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그래도 숨어 있는 아주 조용한 장소가 있다. 은진미륵 옆에 난 길로 위로 올라가면 산신각이 나온다. 산신각에 서면 저 밑으로 논산평야가 펼쳐져 있다. 장관이다. 


산신각을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밑으로 살짝 꺼져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 장소가 있다. 주변의 나무들이 가려서 응달이 진다. 벤치가 있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대광명전도 크고 은진미륵도 크다. 모두 커서 부담스러운 느낌도 살짝 있다. 그럴때면 산신각 옆에 있는 편안한 장소에서 쉬는 것이 좋다. 커피한잔 정도 들고가서 바람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않아 있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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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사건!!

우리나라도 좋은 관광지?는 많은 것 같습니다.

언제 경험이 가능할까요? ^&^

아이는 어리고...

일에는 치어 살고...

기계 처럼 일하고 퇴근합니다. ㅜㅠ

저도 그랬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홧팅하시길..

바위에 기관총 지국이 있다니 625때 이곳이 치열한 격전지 였나 보네요
앞으론 이 땅에서 영원히 전쟁이 없었으면 합니다^^

논산에서도 전투가 치열했나 봅니다

사찰은 언제봐도 고즈넉합니다~~~

그렇지요

Wow.... Very very wonderful place....and lovely photoshoot...ma der friend oldstone

Thank you so much

논산에 유서 깊은 사찰이 여러 곳 있습니다.
저도 그 곳에 갔을 때 한 곳씩 구경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논산의 사찰을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절에 갈 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고즈넉한 한국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느낌을 받아보고 싶네요 ㅎㅎㅎ

서울주변에도 좋은 절 많이 있습니다. 북한산 뒷쪽에 말이지요

은진미륵.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아직 가보진 못했어요. 시원한 바람 맞으며 논산평야를 바라보고 싶네요

그냥 바람처럼 한번 가보세요

very beautiful place, I really like the atmosphere, as well as the lighting and color composition. I am very amazed with your words. translate in google.
thanks friend for wonderful post.

Thank you for reading

Get well soon ❤

대부분 무심하게 지나쳤을텐데...
총알 자국을 발견하시고 대단하시네요:]

그냥 무심하게 가다 보면 보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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