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삐라

ididid (77)in #krsuccess • last year

어릴적에 서울 변두리에서 살았었습니다.
서울이긴 했지만 변두리였기 때문에 공터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인근 작은 산들도 있었는데요.
그런 곳에 가면 삐라가 참 많았습니다.
삐라를 주워서 학교 선생님께 가져다 드리곤 했었죠.
그러다가 삐라라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잘 보이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던 삐라를 다시 만나게 된 곳이 바로 전방에서 였습니다.
어릴적 보던 그런 삐라가 아니라 정말 읽고는 혹 하게 하는 글귀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전방에서 외롭게 근무를 서면서 대남방송도 듣고 삐라도 접하게 되면 잠깐 정신 줄 놓았다가는 발걸음이 북으로 향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