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소모품

입대할 때부터 보급품이라는 것을 받습니다. 군화는 군생활하는 26개월 동안 2켤레를 받았고, 군복은 3벌을 받았습니다. 전투모는 1개, 활동복(체육복) 1벌, 운동화 1벌 정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보급품보다는 소모품이라고 해야 할까요? 휴지, 비누, 치약 같은 것이 있죠. 한달 혹은 2달 단위로 소모품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모품이라는 것이 정해진 양이 있다보니 보급을 받고 나서도 다음 소모품을 받기까지 잘 배분해서 써야 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는 1인당 두달에 3개를 받았습니다. 그럼 하루에 한번 화장실을 간다고 했을 때, 한번에 7칸을 써야 딱 떨어지는 양이었습니다. 장염이라도 걸리면... 참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죠. ㅎㅎ
그래서 어떤 분대는 소모품을 모두 모아서 함께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고참들은 펑펑... 후임들은 아끼면서..)
그리고 치약은 청소할 때 꼭 필요한 세제(?) 였습니다. 얼룩을 제거할 때 치약은 정말 만능이었습니다. 제대한 이후에도 집에서 여러가지 얼룩이 있을 때 치약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름 넉넉한(?) 치약이라도 청소할 때 사용하면 나중에 양치할 때 부족해 버리곤 합니다. 그럴땐... 주방에서 소금을 빌려오기도 하죠. ㅎ
그외에 지금은 아니겠지만 저때는 소모품으로 담배가 나왔습니다. 한달에 담배가 1인당 15갑이 나왔는데요. 담배를 안피는 저는 동기들이나 같은 소대 고참들에게 그냥 줬었죠. 저는 몸에 좋지도 않은 담배를 주는게 미안한데, 담배를 받는 그들은 저에게 그냥 받는 것을 또한 미안해 하더라구요.
두루마리 7칸 얘기를 하면 저를 조선시대 사람 취급을 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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