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1장] 쌀뜬물
군대에서 가급적 보급품으로 거의 생활을 하긴 했었는데 사제 물품을 이용했던 것이 딱 2가지가 있었습니다.
한가지는 화장품이었고, 한가지는 비누였습니다.
병장쯤 되었을 때 부대 내에 세탁기가 공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제는 따로 공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빨래는 분대 단위로 했었는데 세제를 사서 쓰기에는 군인들의 봉급이 너무 적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쓴 다고 쓴 것이 보급품으로 나오는 빨래비누를 칼로 얇게 잘라준 다음에 세제 대용으로 쓰곤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전투복을 분대단위로 모아서 빨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정말 세상 편해졌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비누가 생각보다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급기야 보급품인 세숫비누도 세제 대용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세숫비누는 사제비누를 사서 쓰게 되었던 거였죠.
그리고 군인들 특히 전역을 앞둔 병장쯤 되면 피부 관리에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취사병이었던 한 고참은 피부가 정말 좋더라구요. 그 고참과 친해진 다음에 물어봤습니다.
피부가 깨끗한 비결이 뭐냐구요.
그 고참은 취사병이라서 하루3끼 밥을 짓는데, 쌀을 씻고 나온 쌀뜬물로 세수를 한다는 겁니다.
아.. 그랬구나.. 했었죠. 하지만 취사병이 아니고서야 쌀뜬물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죠.
언젠가 해봐야지 해봐야지 했는데 지금까지 해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아내 대신 밥을 하려고 쌀을 씻을 때면 그때 그 고참이 생각 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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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뜬물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다니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