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 허정무와 맹자엄마
"우리 선수들,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예전 허정무 해설위원이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고 내뱉는 멘트다. 특히 대한민국이 위기에 몰렸거나 똥 싸는 경기력을 보일 때면, 그렇게 된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정신력'만 운운하는 그 목소리가 어찌나 무능력해 보이던지. 그에게 한국 선수들의 문제점은 항상 '깡' 이 없고 '정신력'이 부족하며 '의지박약'인 것이다. 아마도 허정무에게는 정신력이라는게 한국 선수들만 특별하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이나 보다.
반면 모르긴 몰라도 교육열이라면 우리나라 학부모 못지 않았을 맹자 엄마는 적어도, 맹자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의지박약' 혹은 '사당오락'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맹자의 정신적 나태함을 꾸짖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서당 옆으로 이사를 간 맹자는 드디어 공부를 시작한다. 맹자 엄마가 "우리 맹자, 정신력으로 버텨내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대신 본능적으로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신력,의지,깡,열정" 이런 것보다는 사실 "주변환경,디자인,구조,형태"가 더 인간의 삶의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책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맹자 엄마의 이념과 일치한다. 역사상 유래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대인의 삶이, 행복하기는 커녕 불행하고 외롭다고만 느낀다면 그 이유는 적어도 "적극적인 사교 행위를 시도하지 않고 개인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현대인의 의지 부족" 뿐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도시는, 현대인들이 행복을 자연스럽게 느끼지 못하게끔 디자인되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옆집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것도 나의 내성적인 성격만이 원인이 아니라, 아파트라는 주거 구조, 형태가 절반 이상의 원인을 차지할수도 있다는 소리다.
현대인들이 도시에 살면서 점점 공동체적 삶에서 멀어지고 홀로 고독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책에서 나오는 근거들은 이렇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 디자인, 따라서 갈수록 너무나 멀고 긴 통근시간,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분리된 도시 형태, 넓은 주차장과 대형마트가 늘어날수록 점점 삭막해지는 거리의 환경, 주거 지역에서 이웃을 마주칠 수 있는 공공 공간의 부족.. 등이다. 따라서 저자가 말하는 '행복 도시'로 전환하는 방법은 위에서 열거한 내용들을 다 반대로 뒤집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종합해보자면 행복 도시의 조건은 이렇다. 우리는 되도록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편도 16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직장을 출퇴근하고,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짬뽕되어있어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실생활에 필요한 작은 상점들이 위치해야하며, 역시 집 주변에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적당한 공원도 있어야 하고, 나와 이웃집 사이에 서로 사교 관계를 쌓을만한 사적이지도 공적이지도 않는 중간 지대의 공공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에 살길 참 잘했다!" 라거나 "서울에 살아서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서울에 얼마나 될까? 아마 대부분은 지나치게 넓은 도시와 막히는 교통 체증, 그리고 목적지까지의 부담스런 소요시간 떄문에 짜증이 나진 않을까? 그러나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서울이 좋았던 기억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우리집에서 안양천을 따라 한강까지 처음 라이딩을 했던 날의 기억이 그렇다.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옆으로 마주하고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었다. 이렇듯 내가 가야만 하는 대부분의 목적지를 도보나 자전거로 아주 안락하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도시가 있다면 어떨까? 만약 그렇다면 저자의 주장처럼 진짜로 지금보다 더 행복한 도시 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이 아닌 구조를 바꾸자는 주장은 항상 혁명적인 제스쳐를 요구한다. 때문에 어떤 사회적 문제가 생겼을 때 보수진영은 항상 개인의 태도나 정신의 문제에 천착하며, 진보진영은 구조나 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개인적으로 기부를 한다면 칭송받지만, 가난한 사람이 생기는 사회 구조를 바꾸자! 라고 주장하면 빨갱이 소리를 듣는다는 게 괜한 이야기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대부분이 도시에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바꿔야 할 것은 각자의 정신력이 아닌 도시 구조이며 디자인이다. 허정무보다는 맹자엄마의 철학이 이 도시에서 더욱 절실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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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는 주민들이 이웃집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길에서 만나 얘기하지 않는다고, 서로 알지 못한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이것은 주민들이 의도한 잘못이 아니다. 주민들이 서로 인간관계를 맺을 기회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 미국 도시 시스템이 낳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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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자동차 단체는 자동차 사고는 운전자 잘못이 아니라 보행자 잘못이라고 사람들이 믿도록 유도해야 했다. 거리를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행위는 '무단횡단' 이라는 죄스러운 이름이 붙고, 법으로 범죄라고 규정당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거리가 더 이상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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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에 한 시간 걸리는 사람이 걸어서 출근하는 사람만큼 삶에 만족하려면 임금이 40퍼센트 더 높아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한편, 장거리 통근자가 직장 근처로 집을 옮겨 걸어서 출근하게 될 경우 느끼는 행복은 새 애인을 사귈 때 느끼는 행복과 같았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도시에 살다보니 자동차와 늘 함께 커피도 타고 밥도 타고 그러고 살고 있네요.
차에서 밥도 타(?)시는군요? 혹시..캠핑카같은건가요? ㅎㅎ
이렇게 타 먹습니다.^^ 매운양념 닭고기 덮밥!

우와......차에서 이거 먹으면 진짜 꿀맛일거같네요 ㅋㅋㅋㅋ
ㅋㅋ 사실... 저도 차에서 숙식을 해결해요 ㅎㅎ 아이들 데리고 가서 기다리면서 밥먹고 쪽잠자고...
그나마 집근처에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저 어렸을때만 해도 동네마다 공원 있는 세상은 아니었는데 어느순간 확~ 바뀌었습니다.
@thelump님 안녕하세요 ㅎㅎ
스팀잇 계정만 있으면 에어드랍 해주는 바이트볼 받으셨나요 ^^?
https://steemit.com/kr/@ganzi/gbtye
위 링크에 쉽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네 살펴보겠습니다. 정보 감사 ^^
저도 참 못마땅했어요.. 정신력 운운...
아마 대표팀 감독 했을때도 그렇게 지휘했을 겁니다..ㅎㅎ
정말 정신력 운운하기에 앞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중요하죠.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