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Shaped-Box 하트 모양 박스 27화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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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기도를, 하늘이 들어준 것일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일까.

며칠 사이 규호의 무리는 청와대를 장악했다.
그에 반대하던 기자들이나 군인들, 유명인사들은 해외로 도피하거나 바다귀신이 되었다.

그 며칠 사이, 일라는 일영이 보낸 경호원들에 의해 보호 받았다. 일이 성공한 뒤, 규호의 발표가 방송되었다.

그는 연단 앞에 서서 마이크를 몇 번 두드리고는, 입을 떼고 분명한 말투로 연설을 시작했다.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 침체와 저출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난국에서, 저 최규호는 여러분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이 나라를 강국으로 만들겠습니다..."

일라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며칠 사이, 일이 실패하면 채영을 혼자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던 그녀였다.

그녀는 옆에서 연설을 하는 그를 경외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이 사람이 내 남편이야. 그가 여기까지 올라올 줄 누가 알았겠어?' 그녀에겐 그의 얼굴이나 목소리, 모든 게 신화 속 인물처럼 완벽했다.

그녀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지금까지 어떤 퍼스트레이디도 못한 일을 내가 할 거야.' 일라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방송을 탔다.

흰색 자켓에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간 특이한 푸른 드레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연설이 끝난 후, 일영은 잠시 휴식을 취하러 호텔에 들어갔다.'이제 곧 있으면 누가 무슨 요직을 맡을 건지 발표하려나..'

그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며 얼굴을 찌푸렸다.

띠링-
문자 알림음 소리가 들렸다.
일영은 몸을 일으켜 세면대 위의 핸드폰을 열었다.

'의외다. 네가 그런 곳에 서있다니. TV 봤어.'
영지였다.

그는 답장을 보내지 않고 머리까지 뜨거운 물에 담궜다.
' 의외..의외라..'
욕조 속 물이 차올랐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이상한 관계를 유지했왔다.
그녀는 여전히 남녀 구분 않고 여러 명의 성적 파트너를 뒀고, 조용해서 친구가 많이 없던 그는 술 친구가 필요하거나 성욕을 풀고 싶을 때 그녀를 찾고는 했다.

영지만은 자신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다.
가만히 그의 말을 들어줄 뿐이었다.

'난 이렇게 생겨먹은 놈이야.'
그는 체념한 듯 가만히, 미동 않고 물 속에 잠겼다.
그냥 이대로 죽어버릴까.

물은 숨막히게 따뜻했고 숨이 차기 시작했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허억 소리를 내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1화~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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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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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쓰신 소설인가요?

넵! 제 소설입니다 :)

@홍보해

하트모양 박스 소설 그림이 넘 예뿌

고마우 ㅎㅎ

홍보해 명령어는 포인트를 쌓아야 쓰실 수 있어요.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
https://steemit.com/kr/@asbear/33kqk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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