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속으로 with @travelwalker : #4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travelwalker입니다.
연휴를 지나면서 시간 제약으로 연재를 못하고 생각글만 올렸습니다.
이제 그랜드캐년, 브라이스캐년에 이어 4부 긴 여행의 마무리로 라스베가스편 올립니다.
출발 합니다~

'술 때문에 아내가 떠난건지, 아내가 떠나서 술을 마시게 된건지 기억나지 않아...'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Leaving LasVegas)'

생을 마감하는 장소로 라스베가스를 택했다면 그것은 밤의 라스베가스를 본 것일까 낮의 라스베가스를 본것일까?

나라면 이곳을 생의 마지막 장소로 선택하지 못했을 것 같다. 밤의 라스베가스는 너무 쓸쓸하고, 또 낮의 라스베가스는 너무 따듯해서...

브라이스 캐년에서 먼길을 돌아와 기절하듯 잠들었지만, 아침 햇살이 너무도 환하게 비쳐들어 이른 아침 눈이 저절로 떠졌다. 오랜 출장등으로 셰라톤호텔 그룹의 등급이 높아 무료숙박으로 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고층에 위치한 방을 받은 탓도 있었겠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는 날이어서 오후 비행기를 타야하고, 내겐 시간이 그렇게 충분하진 않았다. 씻는둥 마는둥 하고 얼른 나와서 앞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머핀으로 아침을 때우고 짐을 싸러 호텔로 돌아오는데, 호텔 로비에 위치한 슬롯머신들이 눈에 띄었다. 도박은 좋아하지 않는 터이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고 남은 주머니의 잔돈에 손이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 대표 꽝손인 나이지만, 무려 70불이 넘는 돈을 땄다. 아시다 시피 슬롯머신은 일어서면 돈을 딴다. 아무리 꽝손이라도 한두번은 맞춰 주는데, 그때 일어나면 그 돈은 따는 것이다. 난 쾌재를 부르며 일어섰다. 그날 점심값을 번것으로 충분히 만족 스러웠거니와, 이것이 내 운인가 하고 더 덤볐다간 알량한 내 지갑이 거덜날 꽝손인걸 내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
IMG_1743.JPG
IMG_1741.JPG
IMG_1801.JPG 보이는가? 자랑스런 행운의 77불 ^^

아침햇살이 비치는 스트립(Strip) -라스베가스 호텔과 카지노가 밀집한 거리-을 따라 티비와 영화에서 많이 봐서 어쩐지 익숙한 건물들과 호텔들을 구경했다. 낮에 라스베가스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을테고, 그래서 대부분의 라스베가스 사진도 야경이지만, 비행기 시간에 쫒기고, 전날밤엔 기절해 버린 내겐 선택지가 없었다. 더불어 독자 여러분도... 어쩔수 없이 독특한 대낮의 라스베가스를 감상하시길 바란다 ^^

라스베가스가 내게 준 인상은 유혹적이긴 하지만, 왠지모르게 쓸쓸한 느낌이었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온다는 도시, '퇴폐와 향락'을 위한 도시 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파란 하늘아래 여름햇살을 맞고 있는 이 도시의 거리엔 그들이 잃은 꿈과 목적없는 향락 끝에 버려진 헛헛함이 감돌고 있는 듯 했다.

내가 생을 마감하는 도시로 라스베가스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니콜라스 케이지처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연인 '수'를 만나지 못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네온 사인 아래 모든 것이 희미한 밤과 구름한점 없는 사막의 작열하는 태양아래 모든 것이 분명한 이 낮의 대비가 너무 극명하여, 내 인생의 고독이 너무 드러날까 무서워서 일것이다.
IMG_1744.JPG
IMG_1746.JPG
IMG_1773.JPG
IMG_1771.JPG
IMG_1775.JPG길에서 보이는 에펠탑 안이다. 역시나 카지노!
IMG_1777.JPG

잠시 화려한 밤의 라스베가스를 보지못하고 기절한 어제밤이 아쉬웠지만, 사실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선 이정도가 적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언젠간 다시 올것이니 그때 볼것을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했다.

라스베가스를 출발하여 후버댐 그랜드캐년 브라이스캐년을 거쳐 다시 라스베가스를 떠나게 되었다. 깊이에 대한 만족감과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적당히 남은 좋은 여행이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다" 로버트카파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미국 중부 여행으로 찾아뵙겠습니다~^^

image.png

Sort:  

라스베가스는 못가보고 마카오는 가봤는데 마카오가 라스베가스를 거의 흡사하게 모방한거였군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어요. 화려함이 무엇인지 보고 싶네요 헤

마카오가 흉내를 낸건진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정말 비슷하긴 해요 ^^

가보고 싶다 라스베가스!!!! 돈도 땃다니 승자네요 ㅎ

ㅎㅎㅎ 꽝손임을 잘 알아서 딸수 있었지요... 번것만큼 더 투자한다는 생각이었으면 아마 거지꼴을 못면했을 거에요 ^^

낮에 보는 라스베가스도 정말 멋져요! :-)
돈도 많이 따셨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밤 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름 멋진 풍경들이었다고 기억합니다. ^^

현명할 때 스탑하고 일어나셨네요 ㅎㅎ 그러기 쉽지 않은데!

워낙 꽝손이라 조금이라도 딴걸 기념하고 싶어 일어선거라고 봐야죠 ㅎㅎㅎ

저도 그 대사가 생각이 납니다. 계속 좋은 여행 되세요.

그쵸... 이영화에서는 케이지의 이 대사와 수의 '나는 그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다' 는 대사가 참 기억에 남죠. ^^

👨 사진만 봐도 좋네요 ㅋㅋㅋ 저는 따도 딴만큼 다 써버렸을듯 합니다! 승자시네요 ^^

보통은 딴걸 다쓰고 돈이 더들어가게 되는게 일반적이긴 하죠... 카지노 대 손님의 승률이 7:3 도 안된다고 하니까요 ^^

광경이 정말 멋지네요 ㅠㅠ 부럽습니다.
라스베거스는 뭐니뭐니해도 밤의 화려한 불빛이 아닌가싶습니다!! 물론 가보지 못했어요 ㅎㅎㅎ 사진 좀 더 부탁드려용!

^^ 네 다음엔 사진을 더 많이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죽기 전 한 번은 가봐야 할 텐데요...ㅎㅎ
격하게 축하 드립니다. 돈딴거요... 부럽당..

딴돈으로 매우 거대한 버거를 사먹었습니다. 그러고도 남아서 라면도 한그릇 ㅎㅎ
라스베가스는 직항이 있어서 아마 가보시기 그리 불편하시진 않을 겁니다~

저도 참으로 즐거웠떤 베가스!
저도 꽝손인데 초반엔 돈을 좀 땄다가 결국엔 다 잃었던..
그야말로 저에겐 환락의 도시였습니다 ㅎ

적당히 즐긴다면 정말 재미있는 곳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습니다. 다양한 공연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으니까요...^^

이야 대단하시네요.... 전 강원랜드에 10만원 가지고 가서 놀다가 다 잊어버리는 일이 다반사인데 ^^

저도 통상은 그렇습니다 ^^ 저때 운이 좋았던 거죠...ㅎ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3
JST 0.030
BTC 63630.78
ETH 3406.29
USDT 1.00
SBD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