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속으로 with @travelwalker : #2 Grand Canyon에서 하룻밤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travelwalker 입니다.
시간과 지면 제한으로 1부(https://steemit.com/kr/@travelwalker/with-travelwalker-1-grand-canyon)를 급 마무리하게 되었었네요... 빨리 2부 올리려고 했는데 이래 저래 시간을 못내서 이제야 2부 출발합니다.


1. 후버댐 (Feat. 영화 샌안드레아스)


들뜬 마음을 안고 라스베가스 외곽으로 빠져나왔다. 구글네비가 켜져 있긴 했지만 어짜피 한적한 외줄기 지방 국도라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는 없다. 93번 지방도를 따라 신나게 달린지 한시간여 만에 후버 댐을 만났다. 40번 고속도로를 타고서 바로 그랜드캐년 사우스림 빌리지로 가면 오히려 더 빨랐겠지만, 내 일정은 캐년을 한바퀴 돌아나오는 동선이어서 돌아올때 후버댐을 들를 수가 없어 가는 길에 들리기로 했다.
대공황 타계를 위해 지었다고 하는 후버댐은 높이가 211미터 너비가 411미터 인데, 소양강 댐이 높이가 123미터 너비가 533미터라고 하니 높이가 좀 차이날 뿐 크기로는 밀리지 않는데, 실제 후버댐을 보면 돌산 계곡을 통째로 막아 지어 그런지 위용이 대단하다.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한 대규모 토목 공사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아래 사진의 계곡 옆 산을 무너뜨려 사력댐으로 지으려 했으나 기술 부족으로 콘크리트로 지었다고.  하지만  너무 많은 콘크리트가 투입이 되어 지은지 70년이 넘었음에도 , 아직도 내부는 완전히 굳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 샌안드레아스에서는 너무 쉽게 무너지는데, 실제로는 콘크리트 두께가 너무 두꺼워 핵전쟁이 나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유일한 건출물로 꼽힌다고 한다.

(구글이미지, 참조용) 

기념공원파노라


댐의 높이가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댐위에 올라와서 건너 보이는 높은 구름다리가 신기했는데, 나중에 캐년쪽으로 넘어가면서 저 다리를 건넜다.^^

지구 탄생이래로 만들어진 그랜드 캐년을 가로질러 흐른 콜로라도 강인데, 20억년이 걸려 만든 지형을 인간이 고작 몇년만에 이런 댐을 만들어서 호수로 바꿔 놓았다. 필요도 있었겠고 건축물도 경이롭지만, 저 호수아래 묻혀있는 멋진 계곡은 영영 다시 볼수 없는 것일텐데... 이것을 발전이라 해야할지 인간의 이기심이라 해야할지 씁쓸한 마음이었다.

2. Grand Canyon village

후버댐에서 건너 보이던 다리를 건너 이런 풍경의 길을 3시간여 달렸다. 라스베가스에서 후버댐지나 캐년빌리지 까지 총 4시간30분 정도를 달린 셈인데, 서울~부산간 거리보다 먼 거리다. 그렇게 네시간여를 달리는 동안 사방에 아무것도 없는 저런 풍경이 계속된다. 한국의 도로라면 어디 잠시라도 풍경에 아무것도 없는 길이 있을까...

캐년 빌리지 입구에 도착했다. 국립공원답게 '입장료'를 받는다.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다녀보면 워낙 규모가 큰 탓에 국립공원으로 연결되는 도로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렇게들 차들이 줄을 서서 진입해도 주차공간이 모자라진 않으니 땅이 넓긴 한가보다.

그랜드 캐년의 대표적인 관람 포인트는 노스림(north rim), 사우스림(south rim)인데, 동서로 이어진 캐년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곳과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는 곳으로 구분해두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우스림이 경치가 더 뛰어나고 일몰 일출을 보기 좋아서 사우스림으로 선택했다.

캐년빌리지 안에는 몇군데 묵을 수 있는 lodge가 있는데, 다른 여행사이트를 통해서는 예약이 안되고 반드시 캐년빌리지 사이트를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이 쉽지 않아서 며칠을 계속 시도 했었는데, 운 좋게도 마지막 순간에 숙소를 하나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내가 예약한 캐빈은 야바파이(Yavapai) 포인트에서 가까운 곳이었는데, 풍광을 전혀 헤치지 않는 위치에 단정히 놓인 야트막한 벽돌집이었다. 유명한 일출 포인트인 야바파이에서 가까운 장점이 있었지만, 사실 하나 남은 것이 운좋게 당첨 된것이어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숙소에 짐을 풀려고 들어섰는데... 헉... 후끈한 열기가... 방에 에어콘이 없었다. 사진처럼 천정에 빙빙 돌아가는 실링팬하나가 전부였다. 때는 여름의 한중간 7월이었는데... 하지만 어찌하나 하는 걱정도 잠시, 에어콘이 없는 이유는 밤이 되면서 바로 알게 되었다. 에어콘이 아니라 실은 난방장치가 필요한 것임을... 낮에 40도를 육박하는 더위는 해가 넘어가자 거짓말같이 늦가을 날씨로 바뀌었다. 

3. Grand Canyon (Feat. Grand Canyon suit-Grofe)

너무 거대하고 압도적인 것은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 야바파이 포인트로 서둘러 올라서 바라본 캐년은 거대함 그 자체 였는데, 긴 출장에 짐이 무거워 메인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공개되어 있는 많은 사진들이 그렇듯 내가 담더라도 제대로 담을 수 없었겠구나 이내 깨달았다.

그랜드 캐년은 해발 2000미터정도의 콜로라도 고원에 위치하는데 동서로의 길이가 440km정도 되고 평균 깊이가 1.6km정도 되는 대협곡이다. 협곡을 만든 주범인 콜로라도 강은 텍사스를 출발하여 애리조나의 캐년을 관통해 오면서 본 후버댐을 만나 미드호수를 만든다.

멍때리며 캐년의 이곳 저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해서 서둘러 일몰 포인트 허밋츠레스트로 향했다. 거리가 멀어서 빌리지 안이라고 해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고, 내부에는 셔틀버스들이 몇개의 노선으로 다닌다.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접근해서 걷기 시작했음에도 생각보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간발의 차이로 일몰의 시작을 놓치고 말았다.

거의 뛰다 시피 트레일을 달려서 도착한 허밋츠 포인트에선 이미 해가 계곡 건너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물에 떨어뜨린 잉크가 번져나가는 것 같은 일몰 하늘의 그라데이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휴대폰 카메라의 열악한 성능으로는 도저히 그 색깔과 어둠에 묻혀가는 계곡을 담아낼 길이 없어 무척 아쉬웠는데, 일몰을 바라보며 그랜드캐년 suit(Grofe)를 들었던 것은 정말 큰 위안이 되었다. 캐년을 바라보며 듣는 Grand Canyon suit의 장엄함이란... (이 글의 끝에 유투브를 링크 해두었습니다. 글 읽으면서 들으시면 좋겠네요 ^^)

캐년전체에 티비도 없고 라디오도 없고, 심지어 휴대폰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안테나가 뜨지 않는데, 이런 자연을 두고 티비나 보고 카톡이나 하려구?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사람하나 없어져도 표도 안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해가지면서 무서울 정도로 주변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 졌는데, 올라갈때는 트레일을 따라 걸어갈 수 있었지만, 휴대폰 조명하나만으로 그 트레일을 따라 걸어 내려오기는 무리라는 생각에 차도를 따라서 걸어내려 오다가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버스를 만났다. 

뒤에서 전조등만 켠채 스윽 접근하던 버스가 나를 발견하고 정류장이 아님에도 타라는 듯 멈추었다. 반가운 마음에 냉큼 올라타는 순간 버스의 실내등이 쨘 하듯 켜졌는데,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장면 처럼 버스안에 사람이 가득나타났다. ㅎㅎ 

버스의 실내등이 안전을 위해 꺼져 있어 안에 사람이 안보인 탓에 연출된 장면이었는데 재미 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사슴가족들.

4. 일출을 보다.

숙소로 돌아와 오면서 사온 브리또를 맥주한캔과 허겁지겁 헤치우고, 지친 몸을 뉘었다. 서너시간 잤을까... 창가쪽에 자리한 내침대에서는 창밖으로 하늘이 보였는데, 문득 눈을 뜬 나는 창밖 가득히 쏟아지는 별빛에 잠이 화들짝 깼다. 

휴대폰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어 사진이 없는데... 숲과 계곡 사이로 하늘을 가득 메우며 흐르는 은하수와 검은 부분 보다 별이 더 많은 그 하늘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이백년전 이땅에 살았던 인디언은 저 하늘을 바라보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적어도 그는 내일 주가가 오를까? 경기가 좀 풀릴려나? 이런 고민 따윈 하지 않았겠지...^^, 이백년전 그의 삶과 내 삶이 대체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있고, 사람만 왔다가 떠나는데... 이 땅의 주인인양 행세하는 것도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리라.

 

캐년의 북동쪽 능선을 따라 천천히 해가 떠오르며 계곡 안으로 비쳐드는 햇빛...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에 하늘에는 구름을 관통하는 듯한 빛줄기가 먼저 보이는데, 왜 빛살이라 부르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더불어 캐년 안에서 하루 묵기를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다시와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다른 계절에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트레일도 가보고 싶어졌었다. (계곡이 깊어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트레일 보다는 1박2일로 계곡안에서 비박을 하고 오는 형태가 많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같은 곳을 다시가도 보이는 것이 다른 경우가 생기는데, 뒤에 좀 더 나이 들어서 보면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했다. 

일출을 뒤로하고 그랜드뷰를 지나 인디언타워(인디언은 이걸 왜 지었을까? 안그래도 높은 곳인데^^)를 보고 브라이스 캐년으로 출발했다. 당초 계획은 아침에 브라이스 캐년으로 떠날 생각이었는데, 아침의 그랜드 캐년이 주는 감흥이 너무 좋아서 몇군데 더 뷰포인트들을 들리느라 오후가 되어서야 떠날 수 있었다.

Grofe : Grand Canyon Suit :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네요... 3부에서는 Bryce canyon을 지나 라스베가스로의 여정을 담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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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라는 단어외에 무슨 말을 더할수 있을까요?


『주간어워드』 4차의 수상자인 @kyunga님이 풀보팅을 @travelwalker님께 선물하셨습니다. @kyunga님께 감사 인사 부탁드립니다.

와와~~ 감사합니다 !!! @kyunga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보팅이벤트 당첨되셨습니다!!
그랜드캐년은 항상 사진으로만 보게되네요ㅠ

앗... 감사합니다... !! 당첨이 될줄 몰랐네요 ^^

정말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듯... 얼마전 티비 프로에서 나오는걸 보고 와~ 한번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네요!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 생각했는데... 딱 뽑아보니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는 사진이 몇 없더라구요..^^

와 그랜드캐니언 미국가게 되면 여러번 꼭 가야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주말 되세요~

와... 그랜드캐년 안에서 1박 하셨군요
부럽부럽...^^ 저도 그랜드캐년은 두번 다녀왔었는데 정말 자연의 위대함은 ㅠㅠㅠㅠ 너무 멋져요
브라이스캐년도 다녀오셨나봐요 부럽... 포스팅 기대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라이스도 참 좋았습니다. 트레일을 하기 쉬워서 바닥까지 내려갔던게 좋았네요. 다음글에 자세히 써볼께요~ ^^

그냥 겉핥기로 보고간 저하고는 확연히 다른 여행기이네요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한번더 돌아다녀보고 싶네요 느긋하게요

그랜드 캐년빌리지 안에서 숙박하시며 천천히 돌아보실 것 강추 드립니다. ^^ 밤의 캐년이 정말 특별하더라구요. 어짜피 사진으론 담을 수 없어 마음에 담아왔거든요..^^

미국그랜드캐년을 방문하면 반드시 가보야 한다는 후버댐이네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그 규모가 엄청나기는 하네요.

네 정말 엄청난 콘크리트 덩이인데, 막고 있는 위치를 보면 저걸 어떻게 지었나 참 신기하더군요.

정말 좋네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보고 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후버댐이 혹시 트랜스포머 배경이 된곳인가요?
비밀기지같은곳 이었던것 같은데... ^^ 댐인데도 정말 멋지네요.

네 맞아요 트랜스포머에도 나오죠^^ 댐이 워낙 두껍게 만들어졌는데, 그안에 뭔가 비밀기지가 있어 그렇게 두껍다는 괴 소문이 있죠 ㅎㅎ

멋지네요 그랜드캐넌! 전 언제가볼런지 ㅎㄹ

마음만 딱 먹으심 언제든 됩니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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