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나리꽃

in #kr7 years ago

다리가 불편하신 장모님은 그저 낙이-정원을 내다보시는 일이다.

"상추 파릇하게 돋아난다!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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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저 방울토마토 주렁주렁한거 봐라! 가지가 살이 좀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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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때론 참견하신다.

"이그! 한 서방! 저기 고양이 들어와서 똥 누네!..........."

토란을 자리 옮겨야 할것 같아~ 햇볕을 못받으니 저리 누렇게 뜨지~.

"호박줄을 좀 더 댕겨야 해! 아니...그 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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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물을 보시면 기뻐하신다. 점심때는 바로 반찬으로 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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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나리꽃이 하도 어여뻐서 어머니 곁에 놓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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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며칠 안가 이렇게 시들었다.
아내가 뽑아서 버려달라고 한다.
그런데...잠깐 이렇게 보고싶다. 시들었으면 어떻단 말인가?

시듦.jpg

시듦은 時듦이니
시간이 들어서 변화됨을 보여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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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드신 장모님과 시든 꽃의 사진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포스팅이네요.. ㅠㅠ

보셨군요. 그 시선의 따스함에 감사드립니다.^^

장모님의 말씀과, 그 한마디 한마디를 기억하신다는 점에서 사랑이 묻어나는 글 같습니다 ^.^

윗분의 사랑에 비하면 아랫사람의 사랑은 참 미미한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제 어머니께 못해드린 부분을 장모님께 해드리는 의미도 있습니다. 고마워요. 님의 댓글을 대하니 왠지 신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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