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생각 #12] 10년 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했는가

in #kr7 years ago

두 달쯤 뒤에 10년 넘게 알고 지내던 지인이 결혼을 한다.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에 흔쾌히 사회를 봐주겠다고 약속했다. 사회를 약속한 지 이미 몇 달이 지났는데 드디어 오늘 청첩장을 받았다! 정성스레 청첩장에 가득 적은 편지를 보니 감동스러웠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어보니 내가 얼마나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인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철 없고, 세상 물정 모르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결혼을 한다니 참 감회가 새롭다.

10년이 넘게 지나 지인은 결혼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했는지 되돌아봤다. 사실 지인이 써준 편지 덕에 잊었던 기억을 되돌아 볼 수 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10년 전 나는 참 철 없고 어려서 몸무게가 1kg 늘어 x7kg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대단했나보다. 내가 지금 몇 킬로가 되었는지 맞춰 보라는 참으로 어이없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나에게는 그렇게 어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1kg이 큰 줄만 알았었는데, 다 커보니 나는 10년 전보다 10kg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스스로 많이 성숙했다고 생각했지만 물리적으로는 괄목할만한 성장이 없었다. 오히려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물리적 성장과 인격적 성장이 정비례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물리적 성장보다 훨씬 비약적으로 인격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기대는 착각이 아니었을까 의심해보게 된다.

10년 전 나는 참 어렸다. 선명하지 않은 기억이지만 흐릿하지도 않다. 10년 후에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면 마찬가지로 참 어릴 것이다. 그렇지만 바꾸어 이야기하면 10년 전보다 나는 훨씬 더 성장했고, 마찬가지로 10년 후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나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기억력 좋은 지인이 있다는 것은 참 축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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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회 맡는거만큼 영광스러운 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ㅎㅎ

정말 행복한 일이죠. 결혼식이 너무 기대됩니다ㅎㅎ

저도 친한 친구 사회랑 축가를 몇번해봤지만 그냥 결혼식 가서 축하해주는 것보다 훨씬 더 축하해주게 되는것 같아요^^

ㅎㅎ느낌이 남다릅니다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기억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한 번씩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느낍니다ㅎㅎㅎ

뜻 밖의 보물을 발견하는 기분입니다

결혼식 사회라니 ..ㅎㅎ
멋지네요 ~ 제친구들도 하나둘 씩 가다보니
이제 결혼 하지 않은 친구들도 얼마 안남았네요 ~

ㅎㅎ삶의 지혜도 없는 제가 사회를 봐도 되는 건지 긴가민가합니다

흐.. 저는 10년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는것 같아 뭔가 허망하기도 ㅎㅎ

ㅎㅎ시간이 참 빠릅니다

10년이라니...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미숙한 시절입니다.

ㅎㅎㅎㅎㅎ저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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