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육모정)-4 영봉(靈峰)
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육모정)-4 영봉(靈峰)
GPS가 생기고부터 길 찾는 데 고민하는 사람은 없어졌다. 잘 아는 길조차도 네비게이션에 위치를 입력하고 출발하는 게 보통이 되어 버렸다. 목적지에 쉽게 데려 가는 것 외에도 속도위반이나 여러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모든 걸 GPS에 의존하다 보니 GPS가 없이 예전처럼 스스로 길을 찾는 능력은 현저히 저하했다.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는 아마 GPS없이 처음 가는 길을 찾아 가라면 곤혹스러워할 게 틀림없다. 가이드를 따라만 다니다 보니 길에 대한 개념이 없어져 코끼리바위에서 어떤 길을 통해 영봉으로 왔는지 아리까리하다. 예전같이 혼자 다닐 때는 미리 인터넷을 뒤져 코스를 공부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번 갔던 코스는 다시 찾아 갈 수 있었었는데…
아무튼 비 탐방 지역을 벗어나 정상적인 길이 나 있는 탐방지역으로 들어와 영봉으로 올라갔다. 영봉은 사진작가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봉우리이다. 일출사진을 찍기 위해 새벽에 삼각대를 들고 오르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봉우리는 낮아도 인수봉이 정면으로 보이고 안개도 자주 끼여 멋진 풍광을 과시하는 곳이다.
사실 풍경사진은 인내의 싸움이다. 작가가 원하는 일출, 일몰이나 안개 같은 자연현상은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어 그런 환경이 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멋지다고 느끼는 사진은 오랜 기다림의 소산이다. 설악산 신선대에서 몇 날 씩 원하는 자연조건을 기다리며 침낭 하나로 버티는 사람도 많다.
그날도 광고사진을 찍는지 드라마를 찍는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백운대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영상 찍기에는 제약이 많다. 북한산에 가는 사람의 5%도 영봉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호젓한 테이트 코스로는 백운대보다 여기가 훨씬 좋다.
영봉(靈峰)
높이 604m 북한산의 봉우리로 대한민국 암벽등반의 메카인 인수봉을 정면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 인수봉을 등반하다 추락사한 영혼들의 무덤이 있던 곳이다. 영봉이라는 명칭은 ‘산악인의 영혼의 안식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들 추모비들은 2008년 모두 철거해 도선사 부근 무당골에 합동추모비로 만들었다.
하루재에서 영봉까지는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백운대 가지 전 잠깐 들러 갈 수 있다. 우이동 그린파크 앞에서 시작하는 육모정고개~영봉 능선길을 이용하여 영봉으로 갈 수도 있는데 이 길은 영봉 능선길을 타고 백운대에 오른 다음 주능선을 따라 대동문에서 소귀천 계곡 길로 내려오는 최고의 코스이다.
GPS 때문에 지도 해석 능력이나 이런건 떨어져도 ^^ 전혀 모르는 유럽을 가도 길을 찾아 갈 수 있는 점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도 시원한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GPS 없는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지요. 너무 멀리 와버렸어요 ㅎㅎ
GPS 없을땐 전국지도책 한권씩 차에 넣고 다녔었죠. 그리고 저는 표지판에 의지를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그땐 진짜 길눈이 밝았었는데 말입니다. ㅎㅎ
맞아요. 지도 책이 차 안에 항상 들어 있었지요. 군에서 요새도 독도법 공부하나 몰라요.
인수봉은 정말 언제 봐도 장관 입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휴대폰 하나면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는 시대에
예전 지도 하나로 여기 저기 찾아 다니고 지인들 전화 번호는 대부분 외우고 이제는 정말 휴대폰이 없으면 그냥 바보가 되는 세상인 거 같아서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