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단상] "아 스달깡이 왜"

in #kr7 years ago (edited)

수수단상표지2.jpg

@corn113님의
https://steemit.com/kr/@corn113/2qryjz
글을 읽고 댓글로 달다가 생각이 길어져서 포스팅 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이전 단상 포스팅에서 셀프보팅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나 역시 스팀의 기술적인 구조를 잘 알지는 못한다. 셀프보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보팅파워를 자신에게 소모 함으로써 파워가 주고 받는 유통관계에 놓여져야 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1/4, 혹은 1/3정도로 셀프보팅하고, 나머지 70%정도를 누군가에게 쓴다면 그 또한 자신이 가진 자유권한으로 허용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자유권한이 좁아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것 아닌가.

하물며 스달깡 서비스가 셀프보팅과 어떤 부분이 닮았다고 보여지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스달깡은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셀프보팅과는 다르고, 당연히 그 때문에 셀프보팅에서 오는 문제인 기본적 구조를 망가뜨리지 않는다. 단, 한국인에게만 열려있다고 그 서비스가 공표했으므로 굳이 그글 단합 혹은 몰아주기라고 본다면, KR에서 일어나는 담합이고, 몰아주기가 되겠다. 그럼 우리는 KR이란 커뮤니티가 스팀잇 내 기득권 혹은 거대기업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렇다면, KR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벤트들은 사실 그 구조가 '몰아주기'니 다 사라져야 한다.

A가 가진 보팅파워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보팅을 해준다는데 B가 어떤 기준으로 보팅해라 마라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가 명확한 이유가 있고, 사람들이 그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동조 한다면 이용자 보다 분명 다수의 반대자가 나올 것이다. 이런 믿음은 기본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일을 벌리려는 쪽에서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지만, 그 일이 안되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제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달깡의 경우 구조적으로 보팅파워를 직접 쓰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쌓은 달러를 더구나 또다른 서비스를 거쳐 보상을 나눠주고 있고, 심지어 한 번의 보팅파워가 약한 유저들에게는 최소한의 보상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이것은 내가 스달깡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것이다. 이미 두어차례 유통이 이루어진다. 이런 유통은 자본의 유통을 의미한다. 자본이란 쌓이지 않고 돌기만 하면 훨씬 좋은 것 아닌가. 또한 자체적인 틀이 있어서 하루에 한 번이란 제한도 걸려있다. 현재 1일 1회의 이벤트는 차고 넘친다. 그 서비스들은 사실상 구조는 비슷하다. 그런데 스달깡이 문제가 된다면 사실 그런 모든 서비스들, 로또, 출석, 환전, 이벤트들을 해서는 안된다. 자본이 오고가고 그게 다수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그 다수의 규모는 KR 커뮤니티 전체에 미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것이 스팀잇 내 문제가 된다면, 그건 스팀잇이 나서서 "KR내 담합하지마라"하고 기술적으로 제제해야 될 성질의 것이지, 윤리적인 문제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것이 생산이라면 어떻게 자금을 돌릴 것인가 하는 것은 유통과 금융의 문제라고 본다. 스팀잇에서 생산을 하는 사람 중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이상은 보상이란 이익을 위해 글을 쓴다.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쓰든, 아니든, 거기에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것 처럼, 또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각자의 능력이다. 만약 그 방식이 공익에 명확한 해가 된다면, 커뮤니티의 많은 이들이 그 잘못을 지적하고, 좋은 커뮤니티로 꾸미는데 참여할 것이다.

이런 서비스들 때문에 글을 쓰는 다수가 피해를 본다고 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좋은 글을 쓰고 싶어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으며, 또 누군가는 좋은 글을 읽고 그 글에 대해 평가와 보상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어디서 좀 더 많은 보상이 좀 더 쉽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작가는 작가다. 스팀잇 밖 현실세계에서 수많은 이익창출의 방법이 있지만, 돈안되는 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돈안되는 인문서적들이 그래도 팔리는 것은 누구나 돈이 필요해서 돈이 많기를 바라지만, 그럼에도 돈이 아닌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그 돈안되는 것이 재미있고, 의미있고 좋아서 그렇게 산다.

나도 "문송합니다"를 해야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돈이 없어서 사실 미칠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돈안되는 물론 하던거라 할 수 없기도 하지만 이 일이 재미있다. 그래도 내가 쓴 글이 돈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누가 그 글쓰는 플랫폼에서 돈을 주면 좋고, 고맙다. 그리고 그 것이 내가 더 좋은 창작활동을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벤트는 오히려 그렇게 좋은 글을 써도 상당수 묻히고 마는 이들에게 어쩌면 더 스팀잇을 하고싶게 하고, 글을 더 쓰고 싶게 하고, 또 그 이벤트에 접근하다가 우연히 좋은 글을 만나서 마음이 움직인 사람에게 그 글을 보팅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어 줄 수도 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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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 보았습니다. tip! 2.0

어익후 이렇게 큰 지원을 해주시다니 괜히 죄송해집니다. 고맙습니다.

Hi @soosoo! You have just received a 2.0 SBD tip from @leesu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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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도..문송합니다; 인문학 전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스팀같은 플랫폼에서 열심히 글쓰다 보면 먹고 살 만큼의 보상이 생기는 날도 올라나요… ^^ 고맙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제가 쓴 글이 돈이 되었으면 좋겠고, 더 나은 환경에서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수님도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이야기하고 합의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간 많은 지식과 정보가 꼭 산업이 아니라도 생명유지와 인격으로서의 품위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상이 주어지는 그런 시절도 오겠지요. @bree1042님 감사합니다.

수수님 글 잘 읽었습니다. 논란에 서 있는 당사자로서 어느 분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치게 꽤 껄끄러운 일이지만 적어두신 글을 읽어보면 제가 언급하고는 내용들과 유사한 맥락의 접근이 있어보여 반가운 마음입니다. 다만, 제가 벌이고 있는 일을 가급적 중간자 입장에서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 수수님의 의견 역시 좋은 의견의 하나로 여기며 풀봇을 드리고 갑니다. ^^

고맙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는 건 건강한 사회라는 반증이죠.
인문학이 돈이 안되도 꾸준하게 살아남는 까닭은 사회구성의 필수요소이어서겠지요.
야생동물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본능에 기반해서 하듯이
자본만으로는 건전한 사회가 구성되지 않는 다는 것을 다들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맞습니다. 그런 논의야말로 불편하고, 약간의 감정이 소모되겠지만, 어떤 것을 합의하거나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soyo님 ~ 관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론참여 감사드립니다^^ tip! 0.75

토론 이끌어 가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렇게 보상까지 나눠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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