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기타 선물

in kr •  last year  (edited)

아내가 날 위해 뭔가를 주문해놨다고 하길래 운동화나 손목시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선물은 뜻밖에도 기타였다. 난 그만 웃고 말았다. 어떻게 기타를 사줄 생각을 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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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타 치는 교회 오빠였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에서는 통기타 서클에서 활동했던 적도 있다. 그래봐야 약간의 기교를 넣어 기본 코드 정도 잡는 수준이었지만..

간만에 줄을 맞춰봤다. 미라레솔시미 였던가? 피아노 앞에 앉아 한참동안 줄을 맞추는데 열중했다. 간만에 코드를 잡아보니 손끝이 아프다. 그 옛날 두툼하게 굳은살이 박혀있던 손끝에 이제는 벌건 기타줄 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맞다. 기타는 약간의 고통을 감수해야 칠 수 있는 악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를 쳤던 건 여운 있는 울림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 기타를 조금 치면 여인들이 몰려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었고..ㅎ

기타 소리에는 여운이 있다. 나는 기타 소리가 공기 중에 나른하게 퍼져갈 때의 그 느낌을 참 좋아한다. 이것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가 아닐까? 나무통 속에서 울리는 기타 소리는 투박하고 어딘가 모르게 촌스럽지만 참으로 인간적이다.

지금은 타계한 존 덴버의 미성과 그가 연주하던 통기타 소리는 참 잘 어울렸었다. 그가 부르던 'Today'가 떠오른다. 내가 대학에 들어갔던 90년대에는 퓨전재즈가 유행이었지만 기타와 목소리 하나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광석 같은 가수도 있었다. 한국적인 정서가 서려있는 그의 목소리도 통기타와 잘 어울렸었다. 그는 대중 앞에 설 때 항상 기타를 멘 채였다. 기타를 앞에 두고 보니 눈 앞을 스쳐가는 장면들이 많다.

내게 기타는 추억을 소환하는 악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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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짐 뿜뿜한 교회오빠의 추억 소환이
기분좋으셨을 것 같아요~
아내분께서 님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선물인 것 같네요^^

기분 좋더라구요..ㅎ
저런 면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ㅎ

낭만적이네요. 기타 선물이라니^^ 저도 아버지가 쓰시던 기타를 물려받았는데, 칠 줄을 몰라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ㅎㅎㅎ

한 번 꺼내 추억을 소환해보시는 것도 좋아요..ㅎ

기타치는 교회오빠!!

다 옛날 일이죠..ㅎ

기타 선물이라니 정말 낭만적입니다 ㅎㅎ

생각해보니 그러네요..ㅎ

기타반주 하나에 부르는 노래도 참 듣기 좋죠..기분좋게 연주하시는 모피어스님을 보면 아내분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지 싶네요. 편한 주말 되세요~^^

뭐 남들이 그렇게 기분좋게 들을 수준은 아니라서..ㅎ

기타치는 교회오빠셨군요. 당연한 선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남편이 학교 다닐때 락밴드 보컬이라고 해서 첫 선물로 기타를 줬어요. 매일 쳐달라고 졸랐죠. 그런데 이사날 감쪽같이 사라진거여요 ㅠㅠ 왜일까요? ㅋㅋ

이제 체력이 딸리시는 거예요..ㅎ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감사합니다..^^

오 기타를 선물로! 너무 멋진 아내분+_+ ㅎㅎ
기타 잘 치시는군요 ㅎㅎ 배워보고 싶으나 도전하기 너무 어렵더라고요 ㅠㅠ

잘 치지는 못하지만요..ㅎ
암턴 고맙기는 하더라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