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업보팅도 거래가 되나요?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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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몇 일 전에 위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글쓰는 데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어서 보상에 대해서는 조금 신경을 덜 쓰고 있었는데, 문득 이 메시지를 보니 홍보비를 주면 자신이 홍보해 주겠다는 솔깃한 내용이었습니다. 스팀잇 시스템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스달을 받아서 홍보글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설 홍보글 페이지 정도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뭔가 마음 한 구석에는 꺼림직함이 남지만요.

이걸 계기로 조금 검색을 해보게 되었는데, 리스팀으로 홍보를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스달을 보내 주면 업보팅을 해주겠다는 페이지들이 꽤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steemd로 살펴보니 정말 돈을 받고 보팅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파워의 한계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김선달처럼 대동강 물 팔아 이익을 얻는, 꽤 그럴듯한 장사로 보입니다. 글쓴이들은 포스팅하는데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게 당연하고, 투자자는 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어야하지만 셀프보팅이 지나치면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직접 업보트를 해주겠다는 고래의 제안은 앞서 리스팀으로 홍보를 해주겠다는 제안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보팅을 돈으로 사고 판다는 개념에 마음 한 구석에 있는 양심 비슷한 것이 자꾸 훼방을 놓습니다. 당사자는 양쪽 다 윈윈인게 분명합니다만, 스팀잇 생태계를 해치는 행위인지는 아직 판단이 잘 안섭니다. 그리고 태그를 달면 업보팅을 해주겠다는 이벤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아직 생각이 정리가 안됩니다.

권리 남용이라는 것은 참 그 경계가 모호합니다. 스팀잇이 생각의 가치에 투자한다는 이념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권리 남용 또는 어뷰징이 되겠지만, 스팀잇은 또한 투자의 대상이기도 하니, "내가 그렇게 믿고 있다고해서 남에게 그것을 강요할 정도의 남용인가"라는 정도의 문제가 떠오릅니다.

아직 셀프 보팅, 담합 보팅의 문제에 대해서도 왈가왈부가 많은 판에, 이정도면 애교일까요? 어디까지가 권리 남용인가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만약 이것이 "그다지 권하지는 않지만, 권리 남용은 아닌" 수준이라면 스팀잇 내에서 꽤 번창하는 사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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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팅을 사는 행위는 현실 세계에 대입해보자면, 고리대금업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양심이나 철학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체 생태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그리고 고래한테 더 돈을 몰아주는 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역시 장사가 되고 수요가 있으니 아주 많이 번창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게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는, 어떻게 써야 현명한지 정도는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할 만한 글이 있습니다.
보팅봇에 대한 의견 - skan 님 글https://steemit.com/kr/@skan/65obkg 에서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보실 수 있고,
하고 일전에 제가 써둔 글 https://steemit.com/kr/@polonius79/4wavcu
을 보시면, 제 의견과 보팅봇에 관한 다양한 글들에 대한 링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보팅봇을 써도 되나 안 되나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필요할 때, 현명하게 쓸까' 를 판단하시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걸 보팅봇이라고 부르는군요? 제가 스팀잇의 논란들에는 아직 어두워서 궁금했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polonius 님께서 이건 양심이나 철학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셨는데, 제 개인적으로 이것은 양심과 철학의 문제가 맞습니다.

아마 제가 이십대 초반에 읽었던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이러한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런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은 최대 다수가 행복해지는 상황을 주관적 입장에서 만들어 낼 뿐이고, '미끄러운 비탈면'처럼 어디까지의 미래 상황과 범주를 가정해야 하는지 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투자자가 많이 생겨야 스팀잇이 발전할 수 있고, 그러려면 고래의 어뷰징에 어느정도 관대해야한다는게 또 반대 입장의 논리 아닙니까?

국가의 징병을 돈으로 남을 사서 보내고, 국회방청권을 돈으로 사람을 시켜 줄서게 하고, 대학에 시험없이 돈을 주고 입학하고, 기업에 정치인 자식들을 입사시키고, 사실 전부 양측은 다 윈윈인 거래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고작 그렇게 하면 사회가 병이 든다는 말로만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정의감이 마음을 자극합니다. 마이클 센델이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은 각 주체가 마땅히 추구해야할 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는 결국 누가 무엇을 주장하든 도덕적 중립 상태를 만들고, 확인할 수 없는 미래 가정들 속에 누가 맞느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스스로는 양심과 철학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양심과 철학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보팅봇을 쓰지 않을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오로지 생태계를 위한 목적이고 양심이 걸리지 않은 문제라면, 저는 스팀잇이 망할때까지 열심히 보팅봇으로 돈을 불리고, 불린 돈의 반은 빼고 반은 재투자할 것입니다.제가 글에서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이야기 했지만, 이미 저는 취할 행동에 대해서 결정을 낸 상황입니다. 저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게 아니거든요.

멋지십니다. 솔직히 슬리프린스 님과 같은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사실 '양심적으로' 옳다고 판단되는 일이 사실 전체 생태계를 위해 더 나은 일이 맞거든요. 모두가 양심적으로 직관적으로 이건 아니다 하고 판단할 수 있으면 구구절절 설득하거나 설명할 일도 없을텐데요. 님 말씀을 보고 한대 맞은것 같았습니다. 감동도 있구요. 한마디 거들려다 제가 배우고 갑니다.

이렇게 달콤하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스물 초반에 제 행동 준칙을 어디에 둘것인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무원이 되기 직전이었거든요. 지금은 그만 뒀지만. 요즘 연재하는 글을 마치면, 그 때의 기억을 살려 포스팅으로 몇자 더 적어봐야 겠습니다.

ㅋㅋㅋ.

저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게 아니거든요.

좀 찔리네요.

ㅋㅋ현실에서는 돈이 있으면 가오가 없고, 돈도 없고 가오도 없는 경우가 많은데, 가오라도 챙기렵니다.

공돌이 곤조 냄새가 나세요.ㅎㅎ

스팀잇에는 철학은 있지만, 규칙은 없습니다. 도덕률은 존재하지만 규율은 없지요. 단, 기능은 존재하죠. 업보팅, 다운보팅, 리스팀 같은... 때마다 논쟁이 있는 것도 이 규칙이 없기 때문입니다만... 이 규칙을 어떻게 세울지도 참 어렵습니다. 각 개별주체의 자유로운 업보팅과 다운보팅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특정 규칙에 동조하는 세력을 형성하여 다운보팅을 실시해야 한다는 분도 계시죠. 그리고 단순히 구성원의 보팅으로 규칙이 세워지기는 어렵다는 분도 계십니다.

제시하신 내용을 보니, 스팀잇의 철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비판의 포스팅을 올리시거나 실제로 다운보팅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보팅거래가 존속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한 것이죠. 분명 철학에는 위배되는 것 같은데, 막상 규칙은 없는 상황. 그리고 보팅거래를 하는 분들도 세력이 있을터, 실질적 견제를 받지 않는 상황일 수도... 아니면 스팀 백서의 철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수도 있겠지요? 어렵군요.

그냥 저 같으면 안할거 같아요. ^^

스팀잇은 중앙 기구가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는 하나의 사회실험장 같은 기분입니다.

이 말씀은 100% 공감!! 기존 화폐경제는 중앙집권적이잖아요? 블록체인 경제는 그것을 탈피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마당에, 여기에 대한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면 명백하게 한계로 지적될 것입니다. 저는 무정부주의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라... 구성원의 자율성에 최대로 하되, 최소한의 중앙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이 최소한의 중앙기관이 블록체인 기술과 어떻게 접목할지도 하나의 숙제가 될 것 입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행정에 대한 프로토콜만 있고, 입법, 사법의 방식에 대한 합의 프로토콜이 전혀 없으니, 어뷰징에 대해 정의도 못하고, 처벌도 못하고 그런것 같습니다. 최소한 배심원제라도 있으면 이만한 분쟁은 없을텐데요. 가이드라인도 명확해지고. 지금은 전혀 합의 할 필요없이 언어들만 떠돌아다니는 형국인 것 같습니다.

가상의 세계라서 더욱 그런거 같습니다. 물론 돈들어간 스티미안도 있지만, 하여튼 그냥 무일푼으로 즐기려고 들어온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하다보면 조그만 욕심이 점점 커지니까 투자로 이끌어지게 하는 미끼도 되고요. 아무튼 참 재미난 아이디어인거 같습니다. 적어도 보팅폭력/글폭력으로 비난은 자유롭게 허용되니까요. 현실세계에서는 이런 상황이면 물리적인 칼부림도 나기 쉽잖아요. 돈때문에. 근데 가상세계가 때론 현실세계로 착각되어지기도 하네요. 글하나로 마음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니까.

해당 서비스를 놓고도 어뷰징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합의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이용하시는건 자유겠죠.

그정도 선에서 대화가 오고 갔었군요. 알아 두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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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파워안에서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파워는 투자없이 생기지않습니다

꼭 하지 말하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큰 규모에서 전체적인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마이너스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꺼려하는 것이지요.

하루에 얼마간의 스팀이 채굴되고, 증인과 작가, 큐레이터가 일정 비율로 채굴된 스팀을 나누어 가지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어쨋든 하루에 채굴되는 스팀의 양은 정해져 있고, 누군가 부당하게 파이를 많이 가져가면 가치있는 글을 쓴 사람들이 받는 절대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스템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저는 가치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치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양심에 찔리지 않을만한 품질의 글을 썼다고 생각하면 셀프보팅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담합보팅은 그들만의 리그라 신경쓰지 않습니다. 양심에 찔리지 않으면서 시스템에 기여하면서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익명으로 쓸 수 있는 플랫폼에 만족할 뿐입니다.
스팀의 문제점에 대한 글이 전체 스팀 컨텐츠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게 된다면, 서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이런건 dpos의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말이 나온김에, 연재글을 하나 더 올리고 나면, 제가 생각하는 도덕적 기준에 대해서도 한 번 써 올릴까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스팀잇의 문제중 하나가 메타컨텐츠, 그러니까 스팀잇에 대한 글이 너무 흥한다는 것입니다. 스팀잇을 하나의 블로그나, SNS로 받아들이려면 스팀잇 자체에 대한 글보다는 다른 글들이 더 잘되어야 할 텐데, 받는 금액이나 주목도를 보면 대부분 메타컨텐츠가 제일 잘나가죠.

DPOS의 권한을 위임받은 증인이 이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에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그동안 겪은 역사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초기라 증인이 딱히 문제시 된적은 없지만, 향후 시스템의 문제로 보았을 때 이는 명백해 정경일치입니다. 삼성 임원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과 다를바 없는데, 어떻게 민의를 제대로 수렴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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