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_#0

in #kr3 years ago (edited)

땅을 사놓고는 우선 공방을 지을 계획이었는데 아파트 청약도 떨어지고 해서 살 집을 먼저 짓기로 했다. 공방도 곧 이어서 지을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크게 ALC 블록, 스틸, 콘크리트, 목조 등으로 짓는 것 같다. 나는 목조, 그 중에서도 일본식 중목구조를 택했다.

ALC 블록과 스틸은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콘크리트와 목조 둘 중에 고민을 했다. 콘크리트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목조에 비해 디자인 자유도가 월등히 높을 뿐더러 설령 외장재로 마감을 하더라도 콘크리트만이 줄 수 있는 질감,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콘크리트가 아닌 목조를 택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콘크리트의 독성과 차가운 물성 때문. 차가운 물성이란 열전도율이 높음을 말한다. 즉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단열을 (엄청) 빠방하게 할 시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목조보다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목조로 짓더라도 공학용 목재를 사용하면 중간에 기둥 없이 넓직한 공간을 뽑을 수 있다. 방수층에 구배를 주고 방수 표면을 자갈 등으로 덮어 햇볕으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 하면 2층 테라스 공간도 가능하다. 목조주택에서 테라스나 평지붕은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 저기 찾아보니 꼭 그런것 같지도 않다. 실력과 책임감 있는 시공사를 만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다.

목조주택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하자의 문제였다. 예전에 해비타트에서 목조주택 건축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다. 실습으로 농막 크기의 작은 집을 지어보았는데 골조로 쓰이는 목재의 재단이 모두 현장에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집의 완성도가 시공자의 숙련도에의해 크게 좌우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일본식 중목구조는 공장에서 기계에 의해 목재의 재단이 이루어진다. 재단이 된 목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량식 목구조에 비해 훨씬 정밀한 건축이 가능하다.

해서... 일본식 중목구조로 짓기로 했다.

어떻게 지을까? 직영으로? 설계와 시공을 다 하는 메이저 종합건설사에서? 일반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직영은 좀 빡셀 것 같았고, 처음에는 소위 말하는 메이저 종합건설사들 홈페이지를 엄청 들락거렸다. 하지만 볼수록 질리는 뻔한 공장형 디자인들 때문에 포기.

참고로 나는 콘크리트가 좋다. 그리고 돈 좀 있다. 하시는 분은 이곳으로 가시면 될 듯 하다.
http://jeongjaeheon.com

  • 집을 짓고 안 짓고를 떠나 한번은 꼭 둘러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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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건축학과 정재헌 교수님 이신데 극도로 절제된 디자인 속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디테일, 단순한 매스에 독특한 공간구성,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자재, 면과 면이 만나고 끊어지는 부분의 완벽한 마감. 개인적인 취향도 있겠지만 여튼 내가 보기에는 최고이지 않나 싶다.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는 분이시라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도 바로 설계를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저정도 수준까지 원하는 것은 아니기도 했고, 콘크리트만 하시는 것 같기도 했고... 여튼 지레짐작으로 쫄아서 패스하고...

여기 저기 찾아보니 목조도 많이 다루고 디자인도 수준급인 건축사 사무소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후보를 점점 압축해나가던 중 우연히 또 어떤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관은 단순하면서 평범했고 내부는 화사하면서 깔끔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패시브 하우스를 전문적으로 짓는 곳이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도맡아서 하는 곳이었고 포트폴리오를 보니 건축 과정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는데 딱 보기에도 신뢰가 갔다.

경기도 소재의 사무소. 연락을 하고 미팅날짜를 잡았다. 한 세시간쯤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설명을 들었다. 자세히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셨고 평소 내가 생각하던 방향과도 잘 맞았다. 방문 당일 그 자리에서 설계 계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 미팅으로부터 얼추 한달 반 정도가 지났고 지금은 집의 평면도와 외관이 대략적으로 정해진 상황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건축사 분도 정재헌 교수님의 스타일을 좋아하셔서 정재헌 교수님의 작품들을 많이 참고하여 설계에 반영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최근들어 건축비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패시브사양으로 짓다보니 비용이 꽤 들 것 같다. 평당 800~1000 정도로 얘기를 하셨는데 이거저거 다 더하면 1200도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부탁한다 코인아ㅠ

내년 봄에 착공 예정이다. 문제없이 잘 지어진다면 내년 가을에는 입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아이가 날이갈수록 뛰기 시작한다. 층간소음이 가장 큰 걱정이다. 다음은 주차문제. 오래된 구축 아파트라 주차전쟁이 일상이다.

마당에 차 팍! 세우고 (엘베 안 타고) 집으로 바로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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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대기중입니당~~~

입주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어떤 집이 지어질지 궁금하네요:-) 부디 가지고 있는 코인이 인플레를 햇지하길…

@levoyant 님과 같은 감각적인 디자인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깔끔하면서 정돈된 모습으로 만들어보려 합니다^^

완전 건축 전문가가 되셨네요.ㅎㅎ 건축비 지불할때 쯤 코인 떡상하길...ㅎㅎ

제 마음을 쏙 읽어주시는 키위님ㅎㅎ 현실은 죄다 뒤로 가고 있습니다ㅠㅠ

오오오오 두근두근 거리겠네요.!!!

이제 떡상가즈아!!!

기대 중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스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집짓는 일은 인생에서 두번째로 힘든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gghite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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