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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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ed by @carrotcake






1

"5명 중에 1명은 병신이라는데, 그 1명이 다 저기 있다잖아."
"우린 다행히 4명이다. 1명이 없네?"


"거기 가 있나 보다.."





2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때리셨던 그 분은 왜 아이가 잠에 들면 약을 들고 아이 방에 오셨나요.





3


글과 단어를 가지고 노는 것을 즐겨한다. 언어유희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들을 잘하는 사람더러 '유희왕'이라고 부르던데, 그 칭호가 탐난다.. 크흡. 가끔 비유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봤다. 어떻게 그걸 거기다 비유하냐고. 뭔가, 나만의 생각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난 내가 좋다.





4


너한텐 바다 내음이 나. 그리고 또 부산의 동백꽃 같이 발그란 네 볼. 내 전부야.





5

"다른사람에게 옷 빌려주는게 그렇게 싫어?"
"응, 싫어.."
"왜?"
"네 향이 다른 사람한테도 묻으니까.. 나에게서만 났으면 좋겠어."





6


가끔 꿈에서 어떤 여성과 한 말이 생각난다. 분명히 내가 사랑하는 여성이었는데.. 왜 꿈에만 있고 현실에는 없..

그 꿈속의 여성과 대화를 나눈 것을 꿈을 깨고 난 뒤에 바로 메모했다. 나중에 읽어봤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따..

"언제 녹음했어?
"기호놀이할 때."
"참 좋다."

외계어가 따로 없다.





7


네 향이 배어있는 그 길들. 너의 라일락 향이 배어있는 내 옷들. 나만의 냄새들.




8


플레이 리스트는 내 기분의 역사다. 이 노래를 언제 추가했는지에, 그 날의 내 기분이 실려있다. 어떤 노래인지에 따라 추억을 따라가 본다. 맡아본다.





9


사람들 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뛴다. 저기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있나 싶어서.




10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내일이 불안해서, 오늘의 옷자락을 자꾸 잡아당긴다. 알면서도, 오늘의 끈을 놓지 못한다. 병이다.




11


나는 과거의 어린 아이에게로 도망치고 있다. 현재의 내 행복을 두고. 가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난 후에야 달래줄 수 있었다. 그리곤 다시 돌아왔다. 언제까지 이런 반복을 해야할까. 죽을 때까지?





12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면, 혼자 살 수 있다면 과연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존재일까? 혼자만으로 충분하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까? 필요하다는 건 그 필요에 따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닐까.




13


돈 보다는 내가 있을 자리. 규칙보다는 사람. 일보다는 사랑.

자아실현 안에는 없지만 그 옆에 돈이 따른다.




14


사람이 필요해서 사랑하고, 사랑이 필요해서 사람을 만난다. 어느 쪽이 좋은 걸까. 아니 애초에 좋은 게 있는 걸까?




15


그의 인생에서 내쫓길 때, 내 인생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난 세상을 잃었다.

간만에 모아놓은 글들을 써보니, 나란 놈 참 복잡하다.. 아직 더 있는데 그것들은 나중에.






"시와 글"

죽은 고양이 1  |  죽은 고양이 2  |    |  애벌레  |  모래 위에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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