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고양이 1
한 아이의 집 앞 골목에는 항상 죽은 고양이가 있었다. 악취가 났고,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학교 가는 길 앞에 있던 그 골목을 매일 지나다녀야 했다. 코를 막고 지나가도 뚫고 들어오는 냄새에 항상 머리가 아픈 채로 등교를 해야 했다. 죽은 고양이는 치워도, 며칠 안에 또 생겨났다.
학교에서의 아이는 그럭저럭 지냈다. 원래 있던 곳에서 이사 한 상태여서 낯선 냄새로 가득한 곳이었지만 그래도 천천히 적응해나갔다.
어느 날, 아이의 엄마가 학교에 초코파이를 잔뜩 사 오고 없는 살림에 비싼 햄버거도 사 왔다. 아이가 사오지 말라고 했어도 아이의 엄마는, 아들이 학교 친구들에게 혹시나 밉보일까봐 걱정했다. 집에서는 항상 맛있는 밥을 준비하고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아이의 걱정은 항상 마음 한 켠에 품고 사는 한 아이의 엄마였다.
아이는, 학교를 마치면 학원을 갔다. 아이에게는 처음으로, 자격증이라는 걸 따본 학원이었는데 아이에게는 비를 피하는 곳이었다. 한자 6급을 따고 그 자격증을 거머쥐었을 때, 세상 누구보다도 뿌듯했던 아이였다.
친한 아이들과 자주 가던 놀이터에서, 학원에 다니며 자주 보고 놀았던 누나에게 아이가 고백을 받았다. 그 아이의 순간들 중 유일하게 빛나던 순간이었다. 사랑받지 않은 적은 없지만,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아이에게 유일한 순간이었다.
이사할 때, 아이의 의견은 중요치 않았기에 원래 있던 초등학교에서의 인연들은 거의 끊어졌다. 그나마 친했던 친구도 자주 연락을 하지 않고 그렇게 아이의 어릴 적 친구들은 바래져 갔다. 아이의 마음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는 듯 했지만, 그것들을 굳이 붙잡으려 하진 않았다.
학교 앞에서, 할머니들이 병아리를 팔았다. 어리고 병든 병아리들. 아이는, 한 마리에 500원씩 받으며 파는 할머니들을 보며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는 그 병아리들을 구해주고 싶어, 엄마에게 졸라서 1500원을 받아와 세 마리를 집에 들여왔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는 구출했다는 심정이었지만 부모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집에서, 아이 이외에는 병아리들을 돌봐주지 않았고 학교를 갔다 오고 나면 항상 병아리들의 밥그릇부터 확인했다.
그러다, 어느 날 병아리들이 다 죽어버렸다. 키우던 거북이도 죽어버렸다. 아이에게는 예전에 한 번, 키우던 햄스터가 서로를 공격해 한 마리가 잡아먹힌 사건이 있었다. 케이지 안에 한 마리가 보이지 않길래 연필로 조심스레 케이지 안을 뒤적이다 보니 톱밥에 뒤덮여 내장이 보이는 햄스터가 있었다. 아이는, 울며 불며 안방으로 뛰어가서 엄마 아빠한테 말을 했는데 심각하지 않은 듯 한참을 있다 방에 나와서 어떻게 되었냐고 물으셨다. 아이는, 그 공백 동안 혼자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미동도 없는 케이지 안 햄스터를, 울며 바라만 보고 있었다. 병아리와 거북이를 보고 아이는 또 한 번의 큰 슬픔을 맞이하게 되었다. 집 앞 소나무 밑에 묻어주고 오는 길이 슬픈 아이였다. 혼자 이미 굳어버린 그 생명체를 삽으로 떼어내어 집을 내려가던 길이, 아이에게는 집 앞 하천 냄새보다 더 기분 나빴다. 덮인 흙냄새와 아이의 기분과는 상반되던 좋은 날씨. 좋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아이는,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도 없는 집안이 썰렁해서 티비를 먼저 틀어놓았다. 동생과 아이는 학원 시간대가 달라 마주치는 일이 잘 없었고 저녁에야 볼 수 있었다. 아이가 먼저 집에 온 날이면 혼자 책상에 앉아 숙제 할 때가 많았다. 다리를 떨며 머리카락을 만졌다.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머리카락이 책상 밑에 수두룩하게 떨어져 있었다. 머리카락을 뜯을 때마다 느껴지는 쾌감에 취해, 자신의 머리숱이 다 뽑히는 줄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그 행위를 계속해서 하던 아이였다. 기분이 좋았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이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이의 엄마는,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분명, 아빠와 통화를 했겠지라며 아이는 홀로 방에 들어갔다. 곧이어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는 작은 방에서 잤다. 몇 시간이 흐른지도 모르고 그저 고픈 배를 부여잡고 문을 열고 방을 나온 아이는, 아무 인기척이 없는 집안이 이상했다.
아이는 엄마가 자나 싶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물을 올렸다. 동생이 오고, 아이는 냄비에 물을 좀 더 부어야 했다.
아이의 동생은 집안에 돌아다니는 개미를 잡느라 여념이 없다. 라면이 완성되고 동생은 아이에게로 가, 라면을 빨리 먹자고 한다. 뜨겁고 매운 라면을 호호 불며 먹던 도중, 아이의 동생이 엄마는 어디 갔냐고 묻는다. 아이는, 방에서 자고 있다고 했다.
먹던 라면을 들고 부엌에 가, 라면 국물을 싱크대에 버린 아이는 안방에 있는 티비를 보지 못해 속상해했다. 학습지나 풀어야겠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방 안에 들어가서 밀린 학습지 문제들을 푼다. 조금 있다, 아이들의 아빠가 들어왔다. 술 냄새가 풀풀 나고, 비틀거리며 문이 어깨에 부딪히는 줄도 모르고 격하게 집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의 아빠였다. 아빠가 술을 먹으면 티비를 보지 못하는 걸 알기에, 더욱 기분이 안 좋았던 아이들이었다.
소리를 지르며 안방을 들어가려고 하자, 아이는 엄마가 안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아이의 아빠는 문이 부서질 정도로 거세게 두드린다. 문을 안 열면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아빠를 보며, 아이는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자기가 울면 동생도 같이 운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는 절대 울지 않는다.
협박을 거세게 했음에도 문을 열지 않는 아이들의 엄마 때문에 아이들의 아빠는 화가 많이 나버렸다. 그는 방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찾아 안방 문을 열려고 했다. 그렇게 문이 열리고, 아이들의 아빠는 그 자리에서 전차 같던 발을 멈춰버렸다.
아이에 대해 좀더 흥미가 생길거 같아요. 보팅해드려요~
아... 마음이... ㅠㅠ
오랜만에 뵙습니다.